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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최혜진 찾기’ KLPGA 2,3부 투어 계약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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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은 28일 NH투자증권과 후원 계약을 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최혜진(18)이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무대에서 대활약을 펼친 후 파격적인 조건으로 프로에 데뷔하자, 기업들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3부 투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이가영(18 창원사파고), 박교린(18 현일고), 이소미(18 금호중앙여고3), 박현경(17 익산 함열여고2), 유해란(16 숭일고1) 등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해 내년부터 2,3부투어를 뛰는 선수부터 계약하는 현상이 최근 두드러진다. 기업들이 잠재력 높은 아마추어 선수나 하위 리그에서 뛰는 선수부터 선점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가영, NH투자증권과 계약
내년에 프로무대에 뛰어드는 이가영은 28일 NH투자증권과 후원 계약식을 체결했다. 올해 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이가영은 2015년부터 3년간 국가대표를 지냈다. 매년 저소득 가정 우수고등학생 40명과 스포츠장학생 3명을 지원하는 희망나무장학제도를 시행하던 NH투자증권에게서 이미 2년동안 장학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이가영은 올해 1월 호주에서 개최된 아본데일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1라운드 9언더파, 2라운드 11언더파를 기록하며 우승하는 등 최혜진과 더불어 아마추어 최강자로 손꼽힌다. ?KLPGA 팬텀클래식에서는 7위를 기록하면서 프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이가영은 내년 시즌은 3부 점프투어를 시작으로 2부 드림투어를 통해 1부투어 시드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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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송암배에서 역대 최소타인 29언더파로 우승한 박현경(왼쪽).


KEB하나은행과의 계약이 얘기되는 박현경은 투어프로 출신에 실내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박세수 씨의 딸로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올해로 구력 10년에 이른다. 박세리배전국초등대회서 첫 우승을 한 박현경은 2013년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 라운드 13언더파를 친 적이 있다. 중 1때 국가 상비군이 된 이후 국가대표 4년간을 지낸 박현경은 2015~16년간 퀸시리키트컵 개인,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8월16일 대구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4회 송암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에서는 최종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치면서 최종합계 29언더파 259타(67-61-68-63)로 2위와 16타차 우승했다. 지난해 최혜진이 세웠던 16언더파 우승 기록을 13타나 갈아치웠다. 2라운드의 한 라운드 11언더파 기록은 95년 박세리가 세운 8언더파 64타를 22년만에 경신한 대 기록이었다.

지난해 아마추어 무대에서 7승을 거둔 이소미는 SBI저축은행과의 후원 계약이 예상된다. 완도출신인 이소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최경주의 모교 방문 행사로 인해 골프를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다. 지난해 KB금융그룹배 아마골프대회에서는 연장 10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려 끈질긴 승부 근성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4월 KLPGA 삼천리투게더오픈에 초청 출전해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4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기량을 입증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정회원 선발전에서 수석을 한 박교린은 휴온스와의 계약이 막바지 단계다. 1부 투어 진출이 걸린 시드전에서 105위에 그치면서 내년은 2부 투어에서 활동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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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투게더오픈에서 2라운드 공동선두에 올랐고 7위로 마친 이소미. [사진=KLPGA]


2부 투어 성장 따른 입도선매
1부투어가 아닌 2,3부를 뛰는 선수와 아마추어에게까지 후원 계약과 장학금 지급이 진행되는 것은 잠재력 높은 유망주들을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입도선매(立稻先賣)하는 현상으로 읽혀진다.

2,3부 선수들과의 계약이 붐을 이루는 건 2부투어 시장 자체가 커진 때문이기도 하다. 김상열 KLPGA 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2부 투어가 급격히 성장했다. 상금 5억짜리 대회가 두 개나 신설됐고, 생중계도 도입했다.

내년엔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에서 돈을 내 드림투어에 대회 4~5개를 추가로 신설하고 2부 투어 선수 10명을 선정해 매달 300만 원씩 후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스폰서들은 최혜진과 같은 잠재력을 갖춘 선수를 미리 잡기 위해 2,3부 투어부터 훑는 것이다. 1부 투어에서 검증받은 선수는 이미 몸값이 높아져 기업으로서는 계약에 따른 부담감이 있다. 하지만 유망주의 경우 미리 관계를 쌓는다는 점에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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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은 지난 8월 프로에 데뷔하면서 롯데와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에 3부 점프투어를 뛰는 유해란은 28일 넥시스골프단이 창단되면서 장학금을 받는 선수로 지명됐다. 넥시스골프단은 1부 투어 우승 경력이 있는 박유나(30). 최혜정(26) 등 6명의 선수를 내년부터 후원한다고 발표한 뒤에 유해란은 주니어 육성 차원의 장학금을 준다고 밝혔다. 김주택 넥스트스포츠 대표는 “프로 데뷔하기 전 아마추어로는 장학금을 주고 2,3부 투어에서부터 후원한 뒤에 1부투어에서 정식 후원의 형태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올해 아마추어로 2승을 하면서 지난 8월말에 거창하게 프로 데뷔했다. 롯데와 3년간 24억원의 초대형 계약도 했다. 대기업이어서 큰 베팅도 가능했다. 기업들은 ‘제2의 최혜진’ 찾기를 하는 것이다. 하이마트가 신지애(29)를 후원하고, 넵스가 박성현(24)을 지원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도 누린 성공 스토리를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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