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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88] 지구상의 어려운 코스 톱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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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해안에 면한 키아와 아일랜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 코스를 10곳 소개한다. 이곳에서 라운드하려면 보통 때보다 2배는 많은 볼과 수없이 나오는 트리플, 쿼드러플 보기, 양파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관대한 멘탈이 필요하다.

전세계 골프장의 절반인 1만6천여개의 코스를 보유한 미국에서는 어떤 코스가 어려운지가 나와있다. <골프다이제스트>의 수많은 코스 패널들이 돌아보고 뽑은 난이도 높은 코스는 다음의 5곳이다.

* 키아와 아일랜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키아와 아일랜드 오션 코스(파72,7356야드)는 프로들도 울고가는 코스다.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산정한 이 코스의 난이도 지수인 코스레이팅은 무려 79.6타. 스크래치 골퍼들이 이 코스에서 쳤을 때 7.6타를 더 친다는 말이다. 지난 1991년 미국과 유럽의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2년에 한 번씩 맞붙는 라이더컵이 바로 이곳에서 개최됐다.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코스와의 승부에 시달렸는지 당시 라이더컵은 ‘해변의 혈투’라 불리고 이 코스는 ‘미치광이 모래언덕’이란 별명이 붙었다. 코스로 바닷 바람이 수시로 불어온다. 그리고 코스의 절반은 모래나 혹은 맨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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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밸리 10번 홀.


* 파인밸리= 미국 뉴저지에 있는 파인밸리(파70, 6999야드)는 그 이름처럼 울창한 소나무 숲을 깎아낸 한복판에 들어 섰다. 챔피언십 티에선 슬로프레이팅이 155, 포워드 티에서는 150이 나왔다. 보기플레이어가 쳤을 때의 타수를 평가하는 슬로프레이팅에서는 113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숫자는 중하급자에겐 어려운 코스라는 얘기다. 이 코스는 거의 모든 홀이 장애물로 덮여 있다. 예컨대 7번 홀은 585야드의 파5인데 ‘지옥의 하프에이커’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150야드가 넘는 험난한 모래땅을 지나야 잔디 페어웨이가 있다. 그린이 온통 모래로 둘러싸인 홀도 있다. 이곳은 면적이 좁아 프로 대회를 개최하지는 않지만 클럽챔피언전이 열리면 위용을 드러낸다. 이 코스에 익숙한 클럽 회원들이 대회에 나오더라도 36홀 클럽챔피언전에서 173타 33오버파로 우승한 적이 있고 파3에서 20~30타를 치기도 한다.

* 오크몬트= 펜실베이니아의 오크몬트(파71, 7325야드)는 USGA에서 ‘US오픈을 열어야 하니까 그린 스피드를 좀 늦춰달라’고 요청한 유일한 코스다. 1935년 US오픈에서 진 사라센이 퍼트한 볼이 그린을 넘어 벙커로 직행한 적도 있다. 샘 스니드는 1953년도 US오픈 이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전으로 볼마크를 했는데 그게 15cm나 미끄러졌다.” 이 때문에 코스 기술자인 에드 스팀슨은 그린 스피드 측정기인 스팀프미터를 발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설립자인 H.C.파운스가 애초부터 어려운 코스를 만들었다. 그는 ‘피츠버그에 난이도 높은 어려운 코스가 없다’는 말을 듣고 코스 설립을 결심했다. 이곳 회원들은 친구와 게스트를 초청해 그들이 망가지는 꼴을 보면서 낄낄거리는 새디스트들이다.

* 스파이글래스힐= 페블비치에 잇닿은 스파이글래스힐(파72, 6953야드)은 태평양을 앞에 둔 광경은 천당이지만 눈앞의 볼이 거쳐야할 길을 보면 지옥이다. 해무(海霧)가 자욱하게 낀 날 플레이를 해보면 여기가 얼마나 괴물같은 코스인지 실감한다. 흐드러지게 핀 채송화와 이따금씩 짖어대는 물개들이 해변가의 5번 홀까지의 플레이에 갤러리처럼 동반한다. 그 이후는 주로 축축하고 안개가 둘러싼 숲을 지나는 오르막 페어웨이에서 땀을 흘려야 그린에 오른다. 좁은 페어웨이 양 옆을 위용하는 소나무들 사이로 공이 들어가면 찾을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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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페이지 블랙의 경고문.


* 베스페이지 블랙= 뉴욕주 파밍데일에 위치한 퍼블릭 코스라면 누구나 ‘무난하고 쉬운 코스겠지’ 짐작한다. 하지만 베스페이지의 블랙(파71, 7386야드)은 일단 부킹부터 꽉 차 있다. 미국의 골프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도전장을 내고 덤벼드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파71이지만 야디지는 웬만한 대회 파72 코스보다 더 길다. 카트도 못타고 걸어서 전장 10.4km의 언덕과 계곡을 걸어다니며 어마어마한 벙커들과 심지어 페어웨이 중앙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작은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여기서 라운드 하려면 핸디캡 증명서가 필요하다. 코스 입구에 주의(Warning)표시가 붙어 있다. 핸디캡 낮은 사람만 입장 가능하다는 말이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있는 코스들을 일률적으로 난이도 차원에서 배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옛날부터 어렵기로 소문난 코스는 물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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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번과 깊은 벙커가 곳곳에 산재한 카누스티.


* 카누스티=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에 위치한 카누스티(파71, 7421야드)는 거칠고 험한 코스다. 1839년에 개장한 것으로 공식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는 16세기부터 골프를 즐겼다는 비공식 기록이 있다. 총 54홀 코스지만 이중에 챔피언십 코스는 디오픈 개최지이면서 어렵기로 소문 나 있다. 대회가 열리면 16~18번 홀은 잔혹하게 변한다. 특히 18번 홀을 S자로 휘감고 흐르는 개울은 어설픈 공을 속속 집어삼킨다. 1999년 디오픈에서 프랑스의 장 방 드 벨드는 3타차 선두를 달리다가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연장전에 끌려가게 되었고 결국 패하고 말았다. 그해 19세로 출전한 스페인의 골프 천재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첫날 89타를 치고 어머니 품에 안겨 펑펑 울렸다. 링크스 코스지만 코스에서 바다는 볼 수 없고, 가까운 바닷바람이 쉼 없이 불어와 거리 감각을 잃게 만든다.

* 로열멜버른= 물이 잘 빠지기로 유명한 모래땅인 샌드벨트 지형에 조성된 로열멜버른(파71 6934야드)에서의 골프는 정교함이 생명이다. 원래 강수량이 적은 데다 지질이 단단해서 그린에 볼을 정확하게 떨구지 못하면 튀어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그린 옆으로 깊은 벙커들이 위협적일 만큼 깎여 있다. 정교하게 코스를 공략하지 않으면 무수한 더블, 트리플의 향연이 벌어진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전 세계가 팀 매치를 벌인 프레지던츠컵에서 유일하게 미국을 이긴 것이 바로 1998년 로열멜버른에서 열린 대회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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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해안 절벽 위의 올드헤드.


* 올드헤드= 아일랜드 킨세일에 있는 올드헤드(파72, 7200야드)는 1년에 절반만 개장한다. 바다에서 200m 절벽에 위치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바람과 추위로 인해 골프 라운드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머지 6개월은 바람이 불지 않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그나마 덜 추우니까 바람을 뚫고서 라운드를 해야 한다. 이 코스는 지난 1997년 내륙에 혹처럼 튀어나온 둥근 만(Cape)을 코스로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모든 홀에서 바람의 방향이 달라진다. 공간이 좁은 만큼 러프의 여지도 없이 바로 바다 절벽이다. 17번 홀은 등대를 향해 뻗어있어 맞바람 속을 뚫고 가야 하는 623야드 파5 홀이다. 게다가 그린은 코딱지만큼 작다. 바닷바람에 눈물인지 콧물인지 흘리면서 클럽하우스로 들어오면 스코어는 헤아릴 수 없이 참담하다.

* 레전드&골프사파리= 남아프리카공화국 림포포주 워터버그의 엔타베니 사파리 보호구에 위치한 레전드&골프사파리(파72, 7782야드)는 이름처럼 전설들이 만든 코스다. 지난 2008년 남아공 월드컵과 함께 관광 특수를 기대하고 만든 코스로 18개의 모든 홀을 세계적인 톱 프로들이 모두 참여해 정말 어렵게 만들었다. 넓은 아프리카 초원에 키쿠유 잔디 페어웨이, 그리고 루크 도널드, 최경주, 비제이 싱 등 선수들이 자존심을 걸고 어렵게 만든 코스인 데다 사파리 보호구라서 다양한 동물들을 볼 수도 있다.

* 미션힐스 블랙스톤 = 중국의 미션힐스 그룹은 센첸에 12개의 코스를 만들어 세계 최대의 골프장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들이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다오(海南島) 하이커우의 화산 암반대에 만든 10개의 코스 중에 가장 어려운 코스가 블랙스톤(파72, 7808야드)이다. ‘블랙스톤’이란 이름 처럼 검은 화산 암반 사이로 페어웨이가 흘러간다. 전장 역시 엄청나게 길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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