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생애 첫 우승 18명' 한국 남녀 골프 투어 결산
이미지중앙

제60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장이근(오른쪽), 김기환이 디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사진=코오롱그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올 한해 한국 남녀 프로골프는 전국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이달 5일 막을 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는 올해 19개 대회를 치러 그중 8명의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했다. 한 주 뒤인 12일 정규 시즌을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올해 29개 대회를 치러 10명의 첫승을 올린 챔피언을 배출했다.

올해는 남녀 공히 최저타 기록 경신의 해였고 동시에 규모를 키우면서 세계 투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타진한 해이기도 했다. 가장 두드러졌던 3가지 테마를 정리한다.

이미지중앙

김지현은 올해 첫승과 함께 3승까지 기록한 스타였다. [사진=김두호 기자]


남자 8명, 여자 10명의 첫 챔프
전년도에 남자투어는 13개 대회에서 이상엽, 김준성, 윤정호 3명만이 첫승을 올렸다. 최진호와 주흥철이 2승씩을 거두기는 했으나 기존 우승자들이 우승을 나눠가졌던 지난해에 비하면 남자 골프는 장이근(24), 이정환(25), 서형석(20)과 같은 새로운 젊은 스타들을 대거 발굴했다.

지난해 여자투어는 29개가 열렸는데 대세녀였던 박성현(24) 혼자서 7승을 몰아쳤다. 고진영(22)이 3승에, 장수연, 김해림, 이승현 등이 2승씩을 거뒀다. 첫승은 김예진, 양채린, 이소영 3명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이정은6(21)가 4승, 김지현(26)이 3승을 거두었을 뿐, 최혜진(18), 김지현2, 지한솔 등이 우승하면서 백가쟁명의 시대를 알렸다. 많은 선수들이 생애 첫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는 첫승에 목달랐던 선수들은 내년에는 보다 자신감을 안고서 그들만의 골프 인생을 열어갈 수 있게 됐다.

투어로서는 남녀 투어 공히 누가 우승할지 모르는 실력 상향 평준화를 경험했다. 이는 선수들의 육성 및 연습, 대회 환경이 비슷해진 데 따른 결과로 짐작된다. 하지만 두각을 보이는 선수가 있어야 골프팬이 모이고 스타가 만들어지는 스포츠의 생태를 감안한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지난해 KLPGA의 박성현처럼 잠재력과 스타성을 가진 선수가 투어를 휩쓸어야 팬도 늘어난다.

이미지중앙

한 라운드 최소타 60타 기록을 박세리인비테이셔널에서 작성한 이정은6. [사진=KLPGA]


한 라운드 60타 최저타 신기록
남녀 대회 코스 난이도는 그대로인데 선수들의 기량이 늘어난 결과 최저타 경신 기록이 올해 유독 두드러졌다. 지난 9월10일 KPGA투어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마지막 날 이승택은 인천 드림파크 골프장 드림코스(파72 6938야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1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60타라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후반 10번 홀부터는 파3 14번 홀에서의 파를 빼면 앞뒤로 모두 8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60년의 한국 남자 프로 골프사에서 18홀 최소타는 2001년 매경오픈의 중친싱(대만)과 2006년 지산리조트오픈의 마크 레시먼(호주)이 작성한 11언더파 61타였다. 이승택은 전날의 5언더파 67타를 합쳐 36홀 최저타 기록(17언더파 127타)까지 경신했다. 4일 합계25언더파 263타를 쳐서 4위로 마쳤다. 그 대회에서 우승한 장이근(24) 역시 새로운 최저타 기록을 경신했다. 54홀 최저타(23언더파 193타)과 72홀 최저타(28언더파 260타)을 모두 갈아치웠다.

여자 투어에서도 신기록 경신이 이어졌다. 이정은6이 9월24일 KLPGA투어 OK저축은행박세리인비테이셔널 2라운드가 열린 경기도 파주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 6628야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쳤다. 지난 2003년 전미정이 파라다이스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세운 11언더파 61타를 14년 만에 한 타 줄인 기록이다. 이정은6는 마지막 날에도 4타를 줄이면서 36홀 최소타(16언더파 128타) 기록까지 함께 갈아치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는 국내 남녀 투어에서만 보인 현상은 아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브랜든 그레이스(남아공)가 디오픈에서 한 라운드 62타를 치면서 최저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라운드 10언더파 이상 몰아치는 선수들이 유독 두드러진 게 올해 세계 투어의 전반적인 경향이었다.

이미지중앙

제1회 더CJ컵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 [사진=조직위]


글로벌 투어로의 변신
올해 남자투어는 지난해보다 6개의 대회가 추가되면서 바닥을 찍고 대회 상황이 호전되고 있음을 보였다. 총상금 10억원을 넘긴 대회도 7개가 나왔다. 제네시스챔피언십은 총상금 15억원의 메머드급 신설 대회로 치러졌다. 내년에는 최경주인비테이셔널 역시 총상금 10억 대회로 규모를 넓힌다고 한다.

코오롱한국오픈의 우승, 준우승자는 PGA 메이저 디오픈의 출전권을 받기도 했다. 내년부터는 GS칼텍스매경오픈과 코오롱한국오픈이 아시안투어의 정규 스케줄로 치러진다고 하니 보다 글로벌한 무대가 변모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10월 중순 제주도에서 국내 처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나인브릿지가 총상금 925만달러 규모로 열렸다. 여기에 한국 선수 17명이 출전했다. 지난 PGA투어 시즌 5승을 한 저스틴 토마스(미국)가 역시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향후 치러질 9년동안 한국 남자 골프의 수준 향상에 이 대회가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여자투어는 아시아에서는 최강의 골프 투어로 자리잡은 듯하다. 한화클래식이 메이저로 승격되면서 상금액도 늘리고 한-중-일 아시아 우수 선수들이 초청 출전하는 국제 대회로 규모가 커졌다. 국내 유일 LPGA투어인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고진영이 우승했다. 국내 대회 우승자가 해외 대회에 진출해도 바로 우승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투어 7승으로 대세였던 박성현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US여자오픈을 우승하면서 올해의 선수상에 상금왕을 휩쓸었다.

지난해말에 이어 3월 중순 시즌 첫 대회는 중국 해남도에서 SGF67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으로 시작했고, 7월에 중국 웨이하이에서 금호타이어여자오픈까지 중국에서만 3개 대회를 열었다. 다음달 베트남에서는 새로운 대회를 연다. 한 시즌에 4개 대회를 해외에서 개최할 정도로 글로벌해졌다. 몇몇 대회에서는 경기 운영 미숙이 오점을 남기기는 했지만 1보 전진을 위한 반보 후퇴로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