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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방황은 그만!” 삼성화재 황동일, 명가재건 이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정인 기자] 오랜 방황을 끝낸 황동일이 삼성화재의 배구명가 재건에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명실상부 V리그 최고의 명문 팀이다. V리그 출범 이후 통산 8차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준우승도 3차례 차지했다. 2007~2008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배구명가는 처참히 무너졌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V리그 출범 이후 사상 첫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픔을 맞봤다. 2013~2014 시즌 이후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고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봄배구도 하지 못한 것이다. 전력적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한계를 노출했다. 전성기 때 보여줬던 특유의 응집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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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명가재건을 이끌 황동일. [사진=KOVO]


충격의 여파는 컸다. 시즌 종료 후 임도헌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명가재건을 위해 팀의 레전드인 신진식 감독이 부임했다. 새로 부임한 신진식 감독은 기본기를 강조하며 강도 높은 훈련으로 팀을 재정비했다. 신진식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다. 반드시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그래도 시즌 전 삼성화재에 대한 전망은 낙관보다는 비관이 많았다. 많은 전문가들이 삼성화재를 우승후보로 뽑지 않았다. 하지만 V리그 2라운드가 진행 중인 현재 삼성화재는 1위에 올라 있다. 6연승과 함께 7승 2패, 승점 20점으로 순위표 가장 위에 위치해 있다.

돌풍의 중심에는 주전세터 황동일이 있다. 야전사령관 황동일은 연일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황동일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경기대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IG손해보험에 입단한 황동일은 입단 할 때부터 장신세터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 기대에 걸맞게 입단 첫 해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험난한 선수생활을 했다. 두 번째 시즌부터 부진을 거듭해 대한항공으로 트레이드 됐다. 대한항공에서도 한선수에게 밀리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 시 한번 삼성화재로 트레이드 된 황동일은 지난 시즌까지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날개 공격수와 센터로 포지션을 전향하기도 했다.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이런 황동일에게 올 시즌 기회가 왔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세터였던 유광우가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이적한 것이다. 신진식 감독은 황동일을 주전세터로 낙점했고, 황동일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연일 강훈련을 소화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시즌이 시작되자 황동일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이전과는 달라진 안정적인 토스와 경기운영으로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황동일은 올 시즌 세트 당 평균 토스 부문에서 10.77개로 우리카드 유광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신 감독은 “황동일이 주전세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초반 돌풍의 일등공신으로 황동일을 꼽았다.

황동일은 “(유)광우형이 팀을 떠났을 때 삼성화재는 끝났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독기를 품었다. 좌절하지 않고 준비한 것이 지금 결실을 보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간절함은 황동일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이다. 황동일은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독기를 품었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한 사람의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10년 만에 그토록 원했던 기회를 잡은 황동일. 간절함과 독기로 무장한 황동일이 삼성화재의 명가재건을 이끌 수 있을까. 올 시즌 남자배구의 주요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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