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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탐색전 끝낸 여자농구의 향후 전망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WKBL)가 1라운드를 마치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를 통해 각 팀들은 상대팀들의 장단점을 파악했기에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1라운드 이후에 펼쳐질 6팀의 전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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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을 이끄는 박혜진. [사진=WKBL]


■ 양강 체제 - ‘Up Team is Up’ 우리은행 & ‘우승 적기’ KB 스타즈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시즌을 2연패로 시작했다. 매 시즌 ‘이번엔 정말 힘들다’던 위성우 감독의 엄살도 엄살이 아닌 듯했다. 하지만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말처럼 우리은행은 이후 연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5연승과 함께 원래 자신의 자리였던 1위에 KB스타즈와 이름을 나란히 올렸다. ‘우리은행 걱정은 쓸 데 없다’라는 여자농구계의 격언(?)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선전은 ‘빅3’ 박혜진(27 가드), 임영희(37 포워드), 김정은(30 포워드)이 주도한다. 이 3명에 외국선수 나탈리 어천와까지 포함하면 득점랭킹 15위 안에 4명의 선수가 포함돼 있다(14위 임영희-11.71점, 13위 김정은-12.29점, 9위 박혜진-13.43점, 5위 어천와-17.57점). 특히 빅3는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들로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 또한 뛰어나다. 셋이 합쳐 경기마다 약 13개 정도의 어시스트를 배달한다. 세 선수가 직, 간접적으로 평균 60점을 생산하는 셈이다.

양지희와 이선화의 은퇴와 김단비의 이적 등으로 포스트에서 약점이 있을 것이라던 초반 예측은 외국선수들의 활약과 김정은, 최은실 등이 3,4번을 오가며 메워냈다.

약점도 있다. 불안한 외국선수 아이샤 서덜랜드는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뛰던 데스티니 윌리엄즈로 교체가 확정됐다. 서덜랜드는 19일 신한은행 전에서 17득점 11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지만 교체가 확정된 뒤의 활약이었다. 우리은행은 향후 윌리엄즈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주전과 비주전의 간극이 큰 점도 아쉽다. 특히 박혜진의 백업이 없다. 박혜진은 올 시즌 전 경기(7경기)에 나서 평균 37분 35초를 뛰고 있다. 이는 박지수(19 KB스타즈)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마땅한 백업자원 없이 리그 후반까지 박혜진에게만 의존한다면 그의 체력고갈이 문제가 될 것이다.

청주 KB 스타즈는 예상대로 강력한 우승후보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3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뒤 신한은행과 KEB하나에 연속으로 패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2연승으로 제 자리를 찾았다. KB스타즈는 박지수와 다미리스 단타스의 트윈타워를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인사이드에서 파생되는 외곽포까지(3점슛 성공률 1위-35%) 빛을 발하며 교과서 같은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KB스타즈의 중심에는 단연 박지수와 단타스가 있다. 단타스와 박지수는 공헌도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지수는 공헌도 순위 5위 안에 든 유일한 국내선수다. 단타스는 지난 시즌 우리은행 돌풍의 주역이었던 존쿠엘 존스와 비교될 정도로 활약이 뛰어나다. 경기당 평균 22.57득점에 13.71리바운드(이상 2위)로 박지수와 함께 KB의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특히 3점슛까지 가능한 긴 슛거리를 가지고 있어 공격에서 박지수와 동선이 겹칠 일도 적다.

개막전 이후 2경기를 부상으로 결장했던 강아정(28 포워드)이 돌아오면서 KB스타즈는 날개를 달았다. 내외곽의 하모니가 완성된 것이다. 또 화려하지는 않지만 궂은일과 알토란 같은 외곽포를 더해주는 김보미(31 포워드)의 활약도 좋다.

KB스타즈 역시 백업자원 부족은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다. 박지수는 평균 38분 20초(1위)를 뛰고 있고, 강아정 역시 36분 39초(5위)로 매우 긴 시간을 코트 위에서 보낸다. 단타스도 33분 42초(8위)로 외국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다. 주전가드 심성영(10위 32분 46초)까지 포함하면 출전시간 10위 이내에 KB스타즈 선수만 4명이 있다. 7라운드라는 긴 페넌트레이스를 견디려면 체력 안배는 필수다. 이를 위한 백업 자원 발굴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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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외국선수 문제를 해결해준 카일라 쏜튼. [사진=WKBL]


■ ‘쏜튼은행’과 ‘토마스생명’의 중위권 다툼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외국선수 선발에 애를 먹으며 김단비(27 포워드) 위주의 플레이를 해 ‘단비은행’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올 시즌은 카일라 쏜튼이라는 검증된 외국선수를 선발하며 김단비의 부담이 줄었다. 하지만 역으로 쏜튼에 올인하는 장면을 자주 노출하며 지금은 ‘쏜튼은행’이라는 오명이 생길 처지에 놓였다.

신한은행은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을 격파하며 지난 시즌과 다른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내 3연패를 당했다. 쏜튼의 맹활약에도 국내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하며 무너진 것이다. 지난 19일 우리은행을 다시 만났는데 쏜튼이 12득점에 묶이며 무너졌다. 막판 집중력이 아쉽다. 시소게임을 하다가도 실책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진다.

김단비와 쏜튼의 시너지효과가 필요하다. 아직 7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두 선수가 모두 잘 한 경기가 드물다. 앞으로 둘의 공존만 잘 이뤄져도 상위권 도약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삼성생명은 리그 내 유일한 재계약 외국선수 앨리샤 토마스 중심의 팀이다. 시즌 첫 경기인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트리플더블(20득점 16리바운드 10스틸)을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26득점 2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남자프로농구에서도 흔치 않은 20-20을 기록했다. 토마스는 올시즌 출장한 5경기 평균 22.20점(3위) 14리바운드(1위) 5.2어시스트(2위)로 주요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토마스의 활약 덕분에 3승(4패)을 챙긴 삼성생명은 ‘토마스생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2경기에서 토마스가 부상으로 결장하자 속절없이 연패를 당했다. 2옵션 외국선수인 알렉산더가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그의 공백을 지울 수는 없었다. 삼성생명은 토마스 없이 3주 이상을 버텨야 한다. 대체 외국선수로 19일까지 우리은행에서 뛴 서덜랜드를 영입하려고 하지만 토마스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

또 토마스가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 ‘토마스생명’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그가 돌아온 이후에도 긴 시즌에 맞는 장기 계획이 없다면 지난 시즌 거뒀던 2위는 올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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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BA 신인왕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주얼 로이드. [사진=WKBL]


■ 올해도 하위권? KEB하나은행, KDB생명

부천 KEB 하나은행은 2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신한은행과 우승후보 KB스타즈를 내리 잡는 저력을 과시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폭발적이지만 그만큼 안정적이지 못하고 승부처에서 해결사 노릇을 할 선수가 부족하다.

김이슬(23 가드)을 필두로, 신지현(22 가드), 김지영(19 가드)까지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 폭넓게 활용하는 것은 강점이다. 다만 세 선수 모두 어리기 때문에 가드 본연의 임무인 안정적인 볼배급이 원할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강이슬(23 포워드)의 성장세는 반갑다.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넣었고, 성공률도 42.5%로 나쁘지 않다. 승부처에서도 과감하게 발만 맞으면 3점을 쏘며 차세대 에이스 슈터의 기질을 갖고 있다.

외국선수인 이사벨 해리슨과 자즈몬 과트미도 준수하다. 두 선수 모두 큰 신장에도 달리는 농구가 가능하고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단타스나 토마스처럼 강한 임팩트가 없다. 뚜렷한 국내 에이스가 없는 KEB에 외국선수마저 그냥 준수한 수준이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는 올시즌 거둔 2승을 모두 KEB하나은행에게 거뒀다. 해결사가 부족한 KDB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스코어러형 외국선수 주얼 로이드는 한국농구에 아직 적응이 필요했다. 첫 경기에서 14득점 2리바운드라는 기대 이하였지만, 최근 KEB하나은행 전에서 24득점 12리바운드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키는 작지만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WNBA 신인왕 답게 자기 역할을 찾아냈다.

지난 시즌 임의탈퇴에서 돌아온 구슬(23 포워드)이 활약하며 1라운드 MIP(기량발전상)에 선정됐지만, 그래도 국내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로이드를 제외하면 평균 10점을 넘는 선수가 없다. 심지어 다른 외국선수인 샨테 블랙마저 평균 7득점에 그쳐 있다. 여기에 베테랑 조은주(34 포워드)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 된 것도 아쉽다. 베테랑 선수의 이탈은 기록적인 부분을 떠나 선수들의 심리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쉽지 않아 보이는 KDB생명, 김영주 감독이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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