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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과 경남의 독주에 기록은 풍년’ 2017 K리그 결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지난 19일 오후 춘천과 서울, 전주에서 울린 경기 종료 휘슬을 끝으로 2017년 K리그가 모두 종료됐다. 올해도 K리그에서는 수많은 스토리가 탄생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전북현대가, K리그 챌린지에서는 경남FC가 우승을 차지했다. 광주FC는 3년 만에 챌린지로 돌아가게 됐다. 상주상무와 부산아이파크는 클래식행 마지막 티켓을 두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다툰다.

‘독주 체제’ 끝까지 지킨 두 챔피언, 전북 & 경남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전북은 5월 27일 이후로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수원삼성과의 13라운드 승리 이후 1위에 등극한 전북은 이후 제주UTD와 울산현대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끝까지 순위표 최상단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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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이 시즌 초반부터 이어온 독주 끝에 5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사진=전북현대]


전북 독주의 결정적 경기는 10월 8일 2위 제주와의 맞대결(33라운드)이었다. 당시 전북은 승점 62점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승점 59점의 제주가 턱밑까지 쫓아왔다. 단 한 경기로 순위가 뒤집힌 채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할 수 있던 위기였다. 하지만 전북은 이 중요한 일전에서 1-0 승리를 챙겼고,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렸다.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 승점 6점만 챙기면 우승이 가능하다는 여유는 결국 전북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전북은 10월 29일(36라운드) 다시 만난 제주를 3-0으로 제압하며 조기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K리그 챌린지 우승팀 경남은 전북보다 더 오랜 기간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경남은 3월 26일 대전시티즌 전(4라운드) 승리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무려 7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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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컹의 맹활약에 힘입어 챌린지 우승을 차지한 경남이 클래식으로 돌아온다. [사진=경남FC]


경남은 리그 36경기 동안 24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강’ 체제를 확고히 했다. 2위 부산과의 격차가 좁혀질 뻔한 위기도 있었지만, 고비마다 승리를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경남의 우승을 이끈 1등 공신은 단연 말컹(23, 브라질)이었다. 말컹은 리그 32경기에 출전해 22골 3도움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공격을 완성했다. 특히, 5월 7일 대전 전(11라운드)부터 6월 4일 부천FC 전(15라운드)까지 5경기 연속 골망을 흔들며 경남의 독주 체제 유지에 큰 공을 세웠다.

광주의 두 번째 눈물

광주는 눈물로 시즌을 끝냈다. 6승 12무 20패 승점 30점. 광주는 스플릿 제도 도입 이후 세 번째로 적은 승점에 그치며 3년 만에 챌린지 무대로 돌아가게 됐다.

광주의 눈물은 시즌 초반부터 예견됐다. 개막전에서 대구FC를 1-0으로 꺾었지만, 이후 6경기에서 두 번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4월 30일(8라운드) ‘대어’ 전북을 잡으며 이변을 일으켰지만, 다시 9경기 연속 침묵했다. 8월 2일(24라운드) 포항스틸러스 전부터 10월 8일(33라운드) 울산 전까지는 무려 11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광주는 8월 13일(26라운드) 대구 전 패배 이후 사퇴한 ‘광주의 아이콘’ 남기일 감독(43)의 후임으로 김학범 감독(57)을 선임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기적은 없었다. 결국, 광주는 2012년 첫 강등 이후 두 번째 강등의 눈물을 삼켰다.

기록열전

‘라이언 킹’ 이동국(38)이 역대 최초로 ‘K리그 통산 200득점’ 고지에 올랐다. 이동국은 10월 29일 제주 전(36라운드)에서 헤더 골을 터트리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8호 골이자 전북의 우승을 결정짓는 골이었다.

이동국의 K리그 통산 200득점은 1부 리그 186득점과 리그컵 14득점이 더해진 결과다. 또한, 이동국은 총 네 개의 유니폼을 입고 200번의 득점을 기록했다. 포항 소속으로 47골을, 광주상무 소속으로 15골을, 성남일화 소속으로 2골을 기록했고, 전북의 녹색 유니폼을 입고는 무려 136골을 터트렸다.

이동국은 200호 골을 기록했던 제주 전 이후 울산 전(37라운드)과 수원 전(38라운드)에서도 연속 득점을 올리며 역사를 이어갔다. K리그 통산 최다 득점(202골)과 최다 공격 포인트(273개)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동국은 득점과 도움 하나하나가 매번 신기록이다.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은 2018년에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계속 역사를 써 내려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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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이동국과 최강희 감독이 이번 시즌 함께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전북현대]


전북의 최강희 감독(58)은 10월 8일 제주 전(33라운드) 승리로 K리그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김정남 전 감독(74)과 김호 전 감독(73)에 이어 세 번째로 ‘200승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최강희 감독의 기록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최연소, 최단 기간 기록일 뿐만 아니라 한 팀(전북)에서만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산 승률(63%)에서도 두 선배 감독(김정남 54.7%, 김호 52.5%)보다 앞선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19일 울산 전(37라운드)에서 통산 203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김정남 전 감독이 가지고 있는 ‘최다 승 감독’ 타이틀(210승)까지는 단 7승만이 남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2018년 새로운 최다승 감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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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주장 송승민이 진정한 철인으로 거듭났다. [사진=광주FC]


비록 강등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광주에서도 대기록의 주인공이 나왔다. 광주의 주장 송승민(25)이 K리그 역사상 최다 경기에 연속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로 등극했다. 송승민은 10월 15일 전남드래곤즈 전(34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하며 장학영(36, 성남FC)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필드 플레이어 최다 경기 연속 출전’ 기록(84경기)을 85경기로 갈아치웠다.

38라운드 포항 전까지 연속 출전을 이어간 송승민의 현재 기록은 89경기이다. 앞으로 6경기만 더 연속 출전한다면, 골키퍼의 영역마저 넘어서게 된다. ‘전 제주 골키퍼’ 조준호(44)의 최다 경기 연속 출전 선수 4위 기록(94경기)마저 넘게 된다.

K리그 챌린지에서도 대기록이 탄생했다. 부산의 이정협(26)이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개막 이후 최다 경기 연속 득점’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기존 기록은 아드리아노(30, 브라질)가 2014년 대전 소속으로 기록한 6경기. 이정협이 3년 만에 K리그 역사에 새 기록을 더한 것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

2017년 K리그 모두가 눈물을 흘린 슬픔도 있었다. 부산을 이끌던 조진호 감독이 지난 10월 10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이었기에, 슬픔은 더욱 컸다.

고 조진호 감독은 늘 밝고 유쾌했던 감독으로 기억된다. 선수를 상대할 때도, 언론과 팬을 상대할 때도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득점이 터지면 선수보다 더 격한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며 팬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지도력 또한 출중했다. 2014년 대전의 승격을 이룬 것은 물론, 2016년 상주를 이끌고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며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했다. 이번 시즌 부산과 함께 만든 성과도 인상적이었다. 2위 자리를 지키며 1위 경남을 끈질기게 추격함과 동시에, FA컵에서도 4강에 진출하며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무심하게도 그를 데려갔다. 조진호 감독 사망 이후 부산의 첫 경기였던 10월 14일 수원FC 전(34라운드)에서 나온 이정협의 골 셀레브레이션은 2017년 가장 슬픈 장면으로 기억된다. 이정협은 득점을 기록한 후 관중석에 있던 고 조진호 감독의 사진 앞으로 달려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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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의 이 골 셀레브레이션은 많은 K리그 팬들을 울렸다. [사진=부산아이파크]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와 같은 안타까운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 구단 코치진의 건강 검진 결과를 K리그 의무위원회에 의무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선수에게만 해당했던 규정을 코치진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외에도 ‘하노이 쇼크’로 남은 2017 K리그 올스타전, ‘대형 신인’ 김민재의 등장, ‘득점왕’ 조나탄과 ‘도움왕’ 손준호 등 다양한 이야기가 2017년 K리그를 채웠다.

한국 프로축구는 상주와 부산의 승강 플레이오프(11월 22일, 26일), 부산과 울산의 FA컵 결승(11월 29일, 12월 3일)을 끝으로 휴식에 돌입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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