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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강자가 없는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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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의 선수들. [사진=KOV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활발한 이적시장을 바탕으로 여자배구의 전력평준화가 이루어졌다. 하룻밤 지나고 나면 순위가 요동칠 정도. 2라운드에 접어든 여자배구 5개 구단의 분위기를 살펴봤다.

명가 재건에 나선 현대건설

1라운드를 1위(4승 1패)로 마친 현대건설은 15일 현재 5승 2패, 승점 14점으로 선두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봄 배구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이번 시즌 탄탄한 공수 조직력으로 배구 명가 재건에 나섰다. 이러한 현대건설의 상승세의 중심에는 이다영과 양효진이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라 불리던 이도희 감독이 부임한 후 세터 이다영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중요한 역할이 바로 세터이다. 이다영은 세트당 평균 11.52개로 세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내내 어깨부상으로 인한 통증으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지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어깨부상에 이어 허리부상을 당하며 이번 시즌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이번 시즌 양효진의 활약은 대단하다.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은 40.81%에 그쳤지만,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 44.29%를 기록하고 있다. 세트당 블로킹도 0.84에서 0.93으로 늘었다.

깔끔한 토스에 이어 확실한 마무리까지. 현대건설의 명가 재건의 길은 당분간 순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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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공인 최고의 용병인 알레나.[사진=KOVO]


소용돌이 치는 2위 경쟁

IBK기업은행, KGC인삼공사, 한국도로공사가 차례로 선두 현대건설의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이 세 팀의 승점은 모두 12점으로 동점이다. 디펜딩챔피언 IBK기업은행,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KGC인삼공사, 이번 시즌 반전을 노리는 한국도로공사까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당당히 정상에 올럈다. 올 시즌 문제는 지난 시즌 챔피언으로 이끈 주전선수 4명이 사라졌다는 사실. 주전 세터 김사니는 은퇴했고, 김희진과 함께 팀 공격의 중심이었던 박정아가 자유계약(FA)으로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또한 센터 김유리는 GS칼텍스로, 리베로 남지연은 흥국생명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런 큰 변화로 IBK기업은행의 전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올시즌 초반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의 ‘승리 DNA’는 여전했다. 새로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세터 염혜선, 레프트 고예림, 센터 김수지, 리베로 김혜선이 새 환경에 적응하며 조직력이 살아나고 있다. 사실 IBK기업은행은 국가대표 주전 선수들이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팀에 합류했던 까닭에 매 시즌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슬로우 스타터’로서 이제 막 호흡을 맞고 있기 때문에 IBK기업은행의 경기력은 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서남원 매직’으로 봄 배구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수비의 핵심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리베로 김해란을 흥국생명으로 떠나 보내며 이번 시즌 전망이 어두웠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지나친 우려였다.

일단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친 알레나 버그스마(미국)가 여전히 건재하다. 알레나는 246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에서 압도적 1위이다. 42.32%의 공격 성공률과 세트당 평균 093개의 블로킹으로 각각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깜짝 트레이드로 한송이가 GS칼텍스에서 KGC인삼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한송이는 센터에서 다시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 활약하고 있다.

KGC인삼공사의 알레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이 보탬이 되어 알레나의 부담을 줄여준다면 ‘서남원 매직 시즌2’를 기대할 만하다.

만년 하위권이던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전력을 보강하며 개막 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3연패로 아쉽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조직력이 살아나며 3연승과 함께 잠시 1위에 올라서는 등 우승후보의 본색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박정아와 이바나 네소비치(세르비아) 쌍포가 좌우에서 화력을 뿜고, 배유나와 정대영이 중앙에서 버티는 탄탄한 공격을 자랑한다. 여기에 노련한 세터 이효희에 리시브에서 임명옥과 문정원까지 부족함이 없다. 한국도로공사는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피언 트로피가 없다. 한국도로공사에게 이번 시즌은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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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부진을 털지 못하고 있는 흥국생명. [사진=KOVO]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하위권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이번 시즌 순위표를 보면 정반대의 모습이다. 2승 6패, 승점 7점으로 5위에 그쳤다. 국가대표급 리베로 김해란과 남지연을 영입하며 수비진이 보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앙에 큰 구멍이 났다.

주전 센터 김수지를 IBK기업은행으로 떠나 보냈지만, 김수지를 대체할 다른 선수를 들여오는 데 실패했다. 문제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도 있다. 흥국생명의 주포 이재영이 허리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지난 시즌만 못하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 37.18%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31.63%까지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테일러 심슨(미국)이 고관절 근육의 일부가 찢어지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심슨은 득점 2위(195점), 공격 3위(41.49%)로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끌고 있었다. 흥국생명의 이번 시즌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공수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던 이소영이 국가대표로 차출됐다가 무릎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을 당하며 시작 전부터 불길했다. 하지만 지난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하며 정규시즌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정작 정규리그가 개막하자 부진에 빠졌다. 3승 4패, 승점 6점으로 꼴찌에 처졌다. 가장 기본이 되는 리시브가 흔들리고 있다. 제대로 받질 못하니 토스도 공격도 시원하지 못하다. 주전 레프트로 나선 강소휘와 표승주도 기대했던 만큼 실력발휘를 못하고 있다. 파토우 듀크(세네갈)도 공격력은 준수하지만, 공격에 비해 리시브는 다소 떨어진다. GS칼텍스는 여섯 구단 중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다. 분위기를 타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그만큼 분위가 좋지 않으면 평정심이 쉽게 무너진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양날의 검을 조심하게 다룬다면, 전력이 평준화 된 올 시즌은 GS칼텍스에게도 좋은 기회일 수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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