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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소속팀 훨훨, 대표팀 부진’ 해외파 문제는 부담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복권빈 기자] 지난 7일과 10일 각각 열린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팀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이에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과 신태용 감독은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이 화살은 당연히 선수들에게도 향했다. 드리블로 선수 한 명 제치지 못하고, 자신에게 오는 공조차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에 팬들은 경악했으며, 투혼까지 결여된 플레이에 비난이 쏟아졌다. 선수들의 실력 자체가 떨어져 거스 히딩크는 물론이며, 어떠한 명장이 와도 결과는 같을 것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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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에서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 [사진=KFA]


소속팀에서 펄펄 나는 해외파

하지만 불과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주말, 경기에 출전한 해외파 선수들은 하나같이 펄펄 날았다. 14일(한국시간) 오랜만에 리그에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대활약까지는 아니지만 대표팀보다는 훨씬 가벼운 몸놀림으로 팀 승리(1-0)에 공헌했다.

15일(한국시간) 선발로 나선 리그앙의 권창훈은 프랑스 최강 파리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활약을 펼쳤다. 팀은 1-2로 아쉽게 패했지만 권창훈은 호평을 받았다.

분데스리가의 구자철 역시 14일(한국시간) 신흥 강호 호펜하임과의 경기에서 81분 동안 중앙미드필더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의 값진 무승부(2-2)에 크게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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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 [사진=KFA]


경기력 차이의 이유

세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의 부진으로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플레이는 분명 빅리그에서도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소속팀에서의 건재를 확인하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일주일 사이에 갑자기 성장했을 리도 없다.

그렇다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부담감이다. 감독의 전술이나 협회의 운영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대표팀의 주축인 해외파 선수들이 조국을 위해 제 몫을 못한지는 꽤 오래됐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선수들에게 ‘애국심’을 요구하며,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랄 수는 없다. 무조건 박지성과 이영표처럼 해주길 바라는 것도 무리다. 이제 선수들에게 향하는 비난은 ‘애정’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지나친 부담감일 뿐이다. 실제로 최근 선수들의 인터뷰에서 ‘부담감’은 빠지지 않는 키워드였다.

물론 협회와 감독을 향한 비난은 당연하다. 축구협회는 한국 축구의 발전보다는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했다. 감독 역시 대표팀의 수장으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 지나친 비난은 독이 될 수 있다. 선수들에게 대표팀 자리가 ‘독이 든 성배’가 아닌 영광스러운 자리가 된다면 경기력도 분명히 올라갈 것이다.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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