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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골프스윙의 ‘매직 무브먼트’ 모 노먼 (3·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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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잡지 <내추럴 골퍼>의 표지 인물로 등장한 모 노먼.


잭 커켄달 (Jack Kuykendall)과 모 노먼의 만남

시카고에 살던 잭 커켄달은 핸디캡 12의 골퍼였는데 골프를 너무 좋아해서 44세에 사업을 포기하고 50세까지 6년간 훈련을 하여 시니어 프로가 되기로 결심했다. 2년간 열심히 레슨을 받고 연습도 했는데 그의 핸디캡은 오히려 14로 퇴보했고, 아까운 시간만 2년 잃었다. 본인의 체력이나 운동신경은 정상인데 자기가 배우는 스윙이 문제라고 생각한 커켄달은 스스로 자기 스윙을 분석하여 해답을 찾기로 했다.

물리학을 전공했던 그는 여러 가지 개선점들을 찾아냈는데, 가장 큰 문제가 그립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립을 손가락으로 잡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잡아야 매카니즘이 간단해진다고 결론 내린 후 새 스윙을 만들어서 두 달간 연습하여 라운드에 나갔는데 3라운드 연속 언더 파를 칠 수 있었다. 그가 만들어낸 스윙은 싱글플레인 스윙이었다.

커켄달은 자기의 스윙을 일반 골퍼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내추럴골프(Natural Golf)’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골프장을 돌며 골프 클리닉을 시작했다. 어느날 클리닉을 본 캐나다의 한 프로골퍼가 그의 스윙이론이 모 노먼의 스윙과 같다고 알려주었다. 그는 즉시 모 노먼의 스윙을 구해서 분석한 후 감격했다. 모 노먼의 스윙은 그가 연구했던 이론과 일치했으며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스윙이었다.

2년 동안의 삼고초려 끝에 1992년 겨우 모 노먼을 만날 수 있었던 커켄달은 그의 스윙이론으로 모 노먼의 스윙을 분석해 주었다. 모 노먼은 자기가 왜 똑바로 가는 공을 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설명해 준 사람이라며 만족해했다. 그리고 매월 2,5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모 노먼은 내추럴골프의 소속프로가 돼 클리닉에 참여하기로 계약했다. 이 계약은 모 노먼이 최악의 빈곤에서 벗어나는 생명줄과 같은 것이었다.

커켄달은 1995년부터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미국의 베스트 100 티칭프로에 선정되는 명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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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월 <골프다이제스트>에 특집기사로 소개된 모 노먼의 스윙.


타이틀리스트 회장 월리 유라인(Wally Uihlein)

모 노먼과 커켄달의 스토리가 <월 스트리트 저널>에 짧게 보도되었다. 이 기사를 읽은 타이틀리스트의 유라인 회장은 모 노먼이라는 골퍼에 대해 조사한 후 그가 벤 호건과 견줄 만한 볼 스트라이커임을 알게 되었다.

1995년 1월 모 노먼을 플로리다의 PGA 신제품 전시회에 초대한 유라인 회장이 그의 스윙을 촬영하여 역사에 남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모 노먼은 다음에 찍겠다고 거절했다. 이에 유라인 회장은 웃으며 말했다. “이제부터 타이틀리스트에서는 조건 없이 당신 평생 동안 매월 5,000달러를 지급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이 모 노먼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부터 5,000달러씩을 받기 시작한 모 노먼은 평생 처음으로 가난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유라인 회장의 권유로 1995년 12월 <골프다이제스트>의 오웬 기자가 모 노먼의 스토리를 10페이지가 넘는 특집으로 보도한 후 일반 골퍼들에게도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6년 다시 플로리다를 방문한 모 노먼은 약속대로 스윙을 촬영했고 그의 스윙은 PGA 컨벤션센터의 대형 스크린에 반복해서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그 이후 모 노먼은 2004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가장 위대한 볼 스트라이커로 인정받는 짧은 행복을 누렸다.

모 노먼의 스윙은 무엇이 다른가?

벤 호건을 포함한 대부분의 투어 선수들은 투 플레인 스윙이지만, 모 노먼은 원 플레인 스윙을 개발했다. 쉽게 설명하면 투 플레인 스윙은 어드레스 때와 임팩트 순간에 손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이고, 원 플레인 스윙은 어드레스 때 잡았던 손의 위치와 임팩트 순간의 위치가 정확히 일치하도록 단순화된다.

모 노먼은 우선 그립을 손가락으로 잡지 않고 손바닥 생명선에 밀착시켜서 잡았고 클럽의 고무그립도 가장 두꺼운 것을 사용하여 손바닥 접촉이 용이하게 하였다. 베이스볼 그립으로 왼손 손등의 뼈가 4개나 보일 정도로 스트롱 그립이고 오른손 바닥은 그립 아래를 감싼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스탠스를 어깨보다 훨씬 넓게 벌렸고 다리와 팔을 구부리지 않고 곧게 폈으므로 공에서 멀리 섰다. 그립을 잡은 팔과 클럽 샤프트는 손에서 전혀 꺾이지 않고 일직선을 이룬다. 클럽헤드는 공 뒤쪽 30-45cm에 놓음으로써 백스윙 시작단계에 가르치는 “낮게, 천천히(Low and Slow)”를 이미 완벽하게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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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노먼의 독특한 어드레스 자세.



백스윙 때 손-팔-어깨가 하나로 움직이며 엉덩이의 회전은 최소화했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어깨의 턴이지 엉덩이의 턴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백스윙의 길이는 쓰리 쿼터의 짧은 스윙이 되었다. 왼쪽 무릎을 앞으로 밀면서 다운스윙을 시작하는데 이때 아래에 설명한 매직 무브먼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 임팩트 순간에 두 발은 모두 땅을 누르는 형태이고, 임팩트 후에도 헤드가 목표선 위에서 50cm 정도 머무르도록 밀어준다. 두 손은 몸을 중심으로 돌지 않고 언제나 몸 앞에 머무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매직 무브먼트

모 노먼이 클리닉 활동을 했을 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그렇게 정확하게 볼을 쳐 낼 수 있는 매직 무브먼트는 무엇인가?”였다. 짧은 시간에 연속동작으로 연결해야 하는 골프 스윙에 매직 무브먼트가 있을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모 노먼은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매직 무브먼트를 소개했다. 여기 소개한 사진과 짧은 유 튜브 동영상을 보자. 그는 다운스윙 때 손을 수직으로 끌어내리는 동작으로 인해, 오른쪽 팔꿈치가 옆구리에 붙어있고, 왼쪽 팔뚝이 오른 쪽 팔뚝보다 훨씬 높은 상태에서 볼을 쳐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과장된 모습이지만 그런 느낌으로 다운스윙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 할 수 있다. 볼을 더 잘 치고 싶은 진지한 골퍼라면 모 노먼의 동영상을 수십 번 반복해서 관찰하여 그의 마술에 대한 영감을 얻을 것을 권유한다. <모 노먼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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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노먼의 매직 무브먼트. 정말이지 우리가 알고 있는 스윙과는 많이 다르다.



■ 모 노먼의 스윙 동영상


* 박노승 씨는 골프대디였고 미국 PGA 클래스A의 어프렌티스 과정을 거쳤다. 2015년 R&A가 주관한 룰 테스트 레벨 3에 합격한 국제 심판으로서 현재 대한골프협회(KGA)의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건국대 대학원의 골프산업학과에서 골프역사와 룰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위대한 골퍼들의 스토리를 정리한 저서 “더멀리 더 가까이” (2013), “더 골퍼” (2016)를 발간한 골프역사가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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