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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파아메리카] 아르헨 결승진출, 공격력 대폭발과 아리송한 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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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 로호가 선취골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남미축구연맹

아르헨티나의 무서움이 준결승이 되어서야 드러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1일(한국시간) 칠레 콘셉시온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알칸데사 에스테르 로아 레볼레도에서 열린 코파아메리카 파라과이와의 4강전에서 6-1로 완승을 거두었다. 2007년 이후 8년 만에 결승전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개최국 칠레와 우승컵을 두고 마지막 한 판을 남겨두게 되었다.

그동안 실망감만 주었던 아르헨티나 공격진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경기였다. 홀로 고군분투하던 리오넬 메시는 물론이고 부진하던 하비에르 파스토레와 앙헬 디마리아마저 부활했다. 이번 대회에서 득점이 없던 세르히오 아구에로까지 마수걸이 득점포에 성공하며 그 위력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과연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이번 한 경기로 단번에 사라지게 되었다.

공격의 중심은 언제나 그랬듯이 메시였다. 오른쪽 윙 포워드로 출전했지만 사실상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운 롤을 소화했다. 이는 메시의 스타일이기도 하고 불가피한 상황이기도 했다. 파라과이가 중원숫자를 대폭 늘리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아르헨티나의 공격전개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 빌리아가 박스 투 박스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파스토레는 너무 공격쪽에 치우쳐 있었고 마스체라노 혼자 빌드업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랐기 때문에 메시의 이동이 필요했다.

비록 득점은 없었지만 메시의 위력은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원에서의 빌드업과 탈압박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드리블을 치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한 뒤 앞쪽으로 쇄도하는 선수에게 결정적인 키패스를 넣어준다. 전반 27분 파스토레가 기록한 득점이 메시의 역할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장면이다. 그 뿐만 아니라 메시는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마르코스 로호의 골을 돕기도 했다. 경기 막판 이과인의 골까지 이날만 3개의 도움. 이제는 득점만으로 메시의 활약을 평가할 수 없다.

메시의 활약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맨체스터UTD 이적 이후 최악의 폼을 보여주던 디마리아가 살아난 것이다. 콜롬비아와의 8강전까지만 해도 디마리아는 부정확한 볼터치와 드리블로 전혀 공격찬스를 창출하지 못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디마리아 보다는 차라리 라베찌를 써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정도였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달랐다. 여전히 드리블 능력은 100%발휘를 못하는 모습이지만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이 탁월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던 세 번째 골에서의 움직임은 디마리아가 왜 월드클래스 선수인지를 잘 증명해준다. 순간스피드를 활용하여 브루노 발데스를 완전히 벗겨낸 후 정확한 임팩트로 골을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디마리아를 다시 연상케 하는 훌륭한 움직임과 결정력이었다. 후반 35분에는 아구에로의 헤딩골을 도우는 완벽한 택배 크로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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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맹활약한 메시(좌)와 파스토레(우). 사진=남미축구연맹

6-1 대승을 거둔 아르헨티나지만 여전히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난다. 첫 번째 문제는 빌리아의 위치다. 빌리아는 이날 공수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전혀 그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공격전개가 전혀 되지 않자 마스체라노 혼자서 빌드업을 해야 했다. 결국 전반 막판부터 메시가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면서 플레이메이킹을 해야 했다. 메시가 중원으로 내려오면서 공격전개는 원활해졌지만 이렇게 되면 메시의 체력적 부담이 너무 심해진다. 아르헨티나 포백라인이 하프라인 위쪽으로 올라선 상태에서 빌리아가 볼을 더욱 적극적으로 끌고 나가며 2선에 있는 선수들과 연계를 해야 할 필요성이 대회 시작 후 계속 대두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불안한 수비 조직력이다. 가라이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해 이날 경기에서는 오타멘디-데미첼리스 조합이 발을 맞췄지만 여전히 마르티노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발이 느리기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센터백 조합인 데다가 수비에 성공한 후 공격으로 전환되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날 유일한 실점장면도 오타멘디의 부정확한 킥에 데미첼리스의 잘못된 위치선정이 겹쳐지면서 발생했다. 파라과이가 전반에만 두 명의 공격수(곤잘레스, 산타크루스)가 부상당하는 불상사만 없었더라면 이 경기는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결승상대는 막강화력의 칠레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아르투로 비달은 물론이고 이번 대회 득점1위인 에두아르도 바르가스까지 뒷공간을 노릴 수 있는 자원이 넘쳐난다. 라인을 많이 올리며 점유율을 높이는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상극일 수 있는 공격조합이다. 수비조직력 보완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22년 만의 코파아메리카 우승은 다시 한 번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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