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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도움 홍철, ‘염기훈 없으면 홍철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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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홈 극강모드도 ‘천적’ 수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수원 삼성이 17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제주UTD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염기훈이 없는 가운데서도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인 수원은 3위 FC서울과의 격차를 3점으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사실 최근 수원의 분위기는 좋지 못했다. 최근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선두 전북현대를 추격하지 못했고, 오히려 라이벌 서울의 거센 추격을 받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염기훈과 정성룡이 A대표팀에, 연제민과 장현수는 U22 대표팀에 차출되며 전력의 공백까지 생겨버렸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릴 수 없었다.

이날 수원은 반강제로 새로운 조합을 들고 나왔다. 우선 ‘곽대장’ 곽희주를 구자룡과 함께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시켰고 왼쪽 풀백이던 홍철을 윙어로 배치시켰다. 쉴 틈없이 거의 모든 경기에 나서야 했던 정대세 대신에 레오를 원톱 공격수로 투입하며 그동안의 수원의 선발 라인업과는 완전히 다른 구성이 되었다.

위험부담이 클 수 있었던 변화는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염기훈의 빠진 자리를 홍철과 산토스가 완벽히 대체했다. 우선 홍철은 이날 경기에서 기존의 왼쪽 풀백이 아닌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다. 그동안 염기훈이 맡아오던 포지션이기도 하다. 염기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수원이었기 때문에 홍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했다.

홍철은 염기훈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했다. 염기훈이 노련한 컨트롤과 정확한 크로스 위주의 플레이를 했다면, 홍철은 빠른 드리블을 활용해 중원의 권창훈, 산토스 등과 원 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중앙으로 치고 들어왔다. 드리블이 간결하고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제주 수비진들은 반칙 말고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캡틴의 향수를 완벽히 지운 홍철이었다. 이날 홍철은 전담키커로서 정확도 높은 킥을 뽐냈다. 후반 1분 골대 쪽으로 강하게 붙이는 코너킥을 통해 산토스의 헤딩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36분에는 같은 위치에서 곽희주에게 정확히 공을 배달했다. 두 번의 코너킥 모두 골대 쪽으로 빠르고 강하게 올린 크로스였는데 골키퍼가 펀칭하기 매우 어려운 볼이었다.

본업이 풀백이다 보니 수비에 있어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후좌우를 모두 커버하며 강력한 압박을 펼쳤고 몇 차례 좋은 차단을 선보였다. 홍철의 왕성한 활동량 덕분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최재수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수원은 염기훈 없이 치른 두 번의 리그 경기를 1승 1무로 마쳤다. 지난 성남 전에서는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에이스의 부재 속에서 나름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도 있다. 서정원 감독은 시즌 전부터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 소화능력을 중요시했다. 그 효과가 현재까지는 잘 나타나고 있다. 에이스의 부재라는 최대 위기를 넘은 수원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다시 K리그 선두권 싸움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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