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시아 첫 시각장애인대회 D-1] 종목 파헤치기 (9·최종) - 체스
이미지중앙

시각장애인 체스 경기에 사용되는 특별한 체스판.

숨소리조차 내기 힘든 적막함. 선수들의 머리에서는 다음 수를 위한 계산이 진행되고 있다. 치밀한 전략에 따라 체스판 위의 기물들은 이리저리 움직인다.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체스판, 동일한 룰

시각장애인 체스는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들을 위해 특별한 체스판을 사용한다. 시각장애인 체스판은 하얀색 사각판이 검은색 사각판에 비해 낮게 만들어져 있다. 선수들은 두 사각판의 높낮이를 촉각을 통해 구분한다. 사각판에는 구멍이 존재해 기물을 쉽게 끼워넣을 수 있게 되어있다. 선수는 수를 둔 뒤 좌표에 대해 말로 전달한다. 저시력의 선수는 직접 기물을 옮기고, 이때마다 기록지에 내용을 기입한다.

경기 규칙은 비장애인 체스와 동일하다. 폰, 룩, 비숍, 나이트, 퀸, 킹 등 총 16개의 기물을 이용하여 체크메이트를 만들면 승리하게 된다. 수 하나하나가 미치는 영향이 나비효과처럼 커지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고 수를 둬야 한다.

첫 국제대회, 기본부터 차근차근

이미지중앙

시각장애인 체스 국가대표팀의 이상훈 감독(왼쪽)이 선수들에게 전술지시를 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체스는 걸음마단계의 수준이다. 시각장애인 체스 국가대표팀의 이상훈 감독(35)은 2006년 토리노, 2008년 드레스덴 세계체스올림피아드 국가대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등 풍부한 국제경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서인호(20, 전맹), 정성윤(29, 저시력), 이창숙(51, 저시력)으로 구성된 선수들은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 이에 이상훈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초적인 부분을 강조해왔다. 이 감독은 "전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무탈하게 대회를 마쳤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안방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처음 치르는 국제대회이기 때문에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의 실력만 확실히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정성윤은 "상대를 의식하기보다는 내 실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 대회까지 체스에만 매진하여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힘찬 출사표를 던졌다.

2015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체스 종목은 오는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이룸센터에서 열린다. 시각장애인 체스 국가대표의 아름다운 도전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기대된다. [헤럴드스포츠=박병두 기자]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