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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 김성욱의 조금 빠른 '8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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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의 남자' NC 김성욱 (사진=NC 다이노스)

날씨는 여전히 쌀쌀하지만 그의 '8월 축제'가 올해는 이미 시작된 느낌이다.

2013년 8월 8일 마산구장.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는 그야말로 혈전을 펼쳤다. KIA 선발 듀웨인 빌로우는 KBO 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3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빌로우가 아니었다. 양 팀 통틀어 23개의 안타가 나온 12회말 1사 1·2루 상황. 투수 이민호 타석에 대타 김성욱이 들어섰다. 마운드엔 일곱 번째 투수 신창호가 있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김성욱이 걷어 올린 타구는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바운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좌익수 이준호가 헤매는 사이 2루주자 나성범이 홈을 밟았다. NC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팀의 승리를, 김성욱의 데뷔 첫 안타를 축하했다.

2014년 8월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당시 한밭구장). NC는 한화 이글스 선발 이태양에게 꽁꽁 묶이며 좀처럼 활로를 풀어가지 못했다. 반면 NC 선발 찰리 쉬렉은 3이닝 7자책점으로 조기강판됐다. 한화가 7-2로 앞선 7회, 공격을 멈추지 않은 한화는 김경언과 김태균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펠릭스 피에는 이혜천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1루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뽑아냈다. 2루주자 김경언이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올 상황. 타구는 우익수 김성욱의 어깨를 거쳐 노바운드로 홈을 향했다. 그리고 김경언은 홈을 밟지 못했다. 한밭구장을 찾은 팬들의 탄식을 불러낸 김성욱. 한 해 앞서 끝내기 안타로 눈길을 끌었던 그가 확실히 팬들의 뇌리에 이름을 새긴 순간이었다.

앞선 두 시즌, 8월마다 팬들의 관심을 받은 김성욱이 올해는 그 시기를 앞당겼다. 2015년 4월 14일은 김성욱에게 '야구 되는 날'로 기억될 것이다. 4경기 만에 2번타순을 되찾은 김성욱은 첫 타석에서 4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3회에도 6구 승부 끝에 삼진 당했다. 그러나 공이 포수 뒤로 빠졌고 이 틈을 타 '전력 질주'한 김성욱은 1루를 밟는 데 성공했다. 뒤이어 나성범이 초구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때렸고 김성욱은 홈을 밟았다. 1-3으로 뒤지던 경기 향방은 김성욱의 득점으로 미궁에 빠졌다.

바로 이어진 3회 수비에서 김성욱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볼넷 두 개를 묶어 만든 롯데의 2사 1·2루 기회. 초구를 받아친 정훈의 타구가 김성욱 앞으로 향했다. 발 빠른 손아섭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 여겨졌다. 그러나 김성욱의 원바운드 송구가 간발의 차로 손아섭을 저격했고 NC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6회 수비에서도 김성욱의 어깨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롯데는 정훈의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이어 안타와 볼넷을 더해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고 타석엔 짐 아두치가 들어섰다. 이번에도 좌익수 김성욱 쪽으로 높게 솟구친 타구는 3루주자 정훈이 태그업 하며 홈을 밟기에 충분한 듯 했다. 하지만 김성욱의 어깨는 추가실점을 허락하지 않았고 저격당한 3루주자 정훈은 허무한 표정으로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김성욱으로 인해 타점과 득점을 모두 잃은 셈이었다.

이어 8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성욱은 안타를 때려냈고 2사 후엔 도루까지 성공하며 홈을 밟았다. 김성욱은 9회 2사 후 한 번의 기회를 더 얻었다. 김성배의 2구를 받아친 김성욱의 타구는 좌익선상을 향했고 아두치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합의판정 끝에 안타를 인정받은 김성욱. 비록 득점에는 실패해 경기를 내줬지만 불씨를 끝까지 지피는 '배짱 가득한' 모습이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경문의 남자'로 불리며 또 한 번의 신인 돌풍을 예고한 김성욱은 올 시즌 9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3타점 5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과연 그가 이재학과 박민우의 뒤를 이어 NC의 3년 연속 신인왕 배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달의 마음'을 잡기 위한 8월의 축제는 현재진행형이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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