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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메모] 휴대폰 벨 소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김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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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여자오픈 첫날 1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후 홀아웃하는 김효주. <사진제공=KLPGA>


김효주(20 롯데)의 여유로운 멘탈리티가 돋보인다. 김효주는 타고난 유머 감각으로 좌중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 이에 더해 순리를 따르는 지혜도 갖고 있는 듯하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첫날 경기가 열린 9일. 김효주는 대회장인 롯데 스카이힐 제주CC에 오전 10시가 넘어 도착했다. 김효주의 이날 1라운드 티 타임은 낮 12시 10분. 자신의 경기 출발시간 보다 3~4시간 일찍 경기장에 도착해 샷과 퍼팅을 점검하고 경기에 임하는 평소 패턴과 달리 이날은 많이 늦었다. 전날 예정됐던 연습 라운드까지 취소할 정도로 피로감이 심해 휴식을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내린 조치였다.

그렇다고 골프장에 도착해 바로 연습에 돌입한 것도 아니다. 연습 시간이 부족했지만 인터뷰 요청으로 시간을 쪼개 써야 했다. 김효주는 그러나 짜증 대신 유머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서두른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움직였다. 하긴 롯데 스카이힐CC가 모르는 코스도 아니고 또 코스 잘 안다고 좋은 스코어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김효주는 영상 인터뷰를 하면서 갤러리 관전 에티켓과 관련해 "휴대폰은 진동으로 해 주세요!"라는 멘트를 부탁하자 "저는 핸드폰 벨소리 울려도 괜찮은데 어쩌죠?"라고 반문했다. "그럼 샷할 때 움직이면 안됩니다!"라는 멘트로 바꾸자는 요청에는 "전 움직여도 돼요. 갤러리도 사람인데 어떻게 안 움직일 수가 있겠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김효주는 웃기려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닐 게다. 경기 중 휴대폰 벨 소리나 갤러리의 움직임에 방해받지 않는다는 멘탈의 표현이다. 그런 소음이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손해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경기 때 외부 환경에 영향받지 않을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도 된다.

인터뷰를 마친 김효주는 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해 아이언 샷 위주로 스윙을 점검했다. 시차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피로에도 스윙에는 문제가 없었다. 김효주 곁에서 스윙을 지켜 보던 스승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은 "피곤해서 힘 빠지니 (볼이)더 잘 맞네"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연습 라운드를 생략하고 곧바로 1라운드를 치른 김효주는 이날 2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김효주는 공개적인 자리에선 말수가 적은 편이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과 있을 때는 만만찮은 유머감각을 자랑한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이겨내기엔 아직 어린 나이. 하지만 긍정의 힘은 김효주의 경쟁력이다. 마음이 육체를 지배한다면 김효주도 그 범주에 포함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제주)=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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