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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택 관전평] 날다람쥐 이현민과 지친 모비스를 위한 위로 - 모비스는 원래 그런 팀이었다
21일 경기 결과 : 울산 모비스(35승 14패) 71-80 고양 오리온스(28승 2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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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유투를 시도하고 있는 오리온스 이현민. 이현민은 이날 3쿼터 단 2분만에 9득점을 몰아넣으며 모비스로 넘어갈 뻔한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사진=KBL)

날다람쥐 이현민과 3점슛 성공률 70%, 아이고 무섭다
오리온스가 개막 8연승의 상승세를 시즌 막판 다시 보여주려 하네요. 최근 7경기 6승 1패, 동부에게 한 번 지긴 했지만 지난 15일 유력한 6강PO 상대 창원 LG를 23점차로 대파했고, 이날 선두 모비스까지 잡아내며 자신감을 얻었을 오리온스입니다.

승부처는 3쿼터 이현민(12득점)의 교체투입이었습니다. 2분50초를 남기고 코트에 들어선 이현민은 단 2분 만에 3점슛 1개를 포함, 연속 9점을 몰아넣었습니다. 리오 라이온스(15득점)의 테크니컬파울 이후 충분히 도망갈 수 있었던 모비스는 날다람쥐처럼 코트를 휘저은 이현민을 막지 못하며 분위기를 넘겨주고 말았죠.

다섯 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인 오리온스는 경기 내내 이승현(11득점)이 문태영을, 앞선에선 양동근(6득점)의 득점력을 무디게 하면서 모비스를 상대로 어떤 포지션에서도 밀리지 않는 매치업을 보여줬습니다. 대어 모비스와의 올시즌 상대전적을 3승 3패로 균형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이죠.

또 무서운 외곽포를 빼놓고는 오리온스의 최근 상승세를 설명할 수 없는데요. 오리온스는 경기당 3점슛 개수(7.5개)와 성공률(38.6%)에서 KBL 1위를 달리는 팀입니다. 이날도 허일영(13득점)의 세 방을 포함해 팀 평균치에 근접한 7개의 3점포를 가동했는데, 성공률이 무려 70%(7/10)에 달할 정도로 그 효율성은 뛰어났습니다.

평균나이 36.5세 양동근-문태영, 아이고 힘들다
뚜렷한 우위를 잡지 못한 채 전반을 마친 모비스는 후반 들어 주득점원들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습니다. 득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나쁘지 않았으나 슛 적중률이 떨어지며 후반 31득점에 그친 게 이를 증명하죠. 문태영이 26득점을 기록했지만 그 중 14점은 1쿼터에 집중됐고 정작 승부처인 후반에는 6점으로 침묵했습니다. 한국나이로 38세의 문태영에게 신인 이승현의 피지컬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승현 정도의 나이면 한창 뛰고 싶어 안달이 날 때니까요.

해결사 양동근 역시 1쿼터에 반짝 5득점을 올린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물론 오리온스 가드진이 번갈아가며 양동근을 경기 내내 괴롭힌 게 주효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리그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부담을 느끼는 듯한 양동근입니다. 모비스를 상대하는 팀 치고 양동근 봉쇄법을 연구하지 않는 팀 없고, 그걸 알면서도 지금껏 잘 대처해온 양동근이 기복을 보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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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 젊다' 21일 오리온스 이승현(가운데)을 에워싸고 있는 모비스의 주축 양동근-문태영-라틀리프(왼쪽부터). (사진=KBL)

모비스는 원래 그런 팀이었다
이쯤 되면 양동근-문태영-라틀리프 이외에 마땅히 이들을 뒷받칠만한 특출난 선수들이 없다는 게 모비스의 불안 요소라고 여겨질 수 있는데요. 하지만 모비스는 원래 선수 가지고 농구하는 팀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정도의 라인업으로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항상 좋은 성적을 내 왔죠. 턴오버가 적고 그 어떤 팀보다 안정적인 농구를 보여주는 팀이 바로 모비스입니다.

송창용-박구영-이대성 같은 선수들은 물론 해결사라 할 정도의 포스를 갖고있진 않지만 분명 외곽슛 능력을 갖춘 선수들입니다. 4강 직행을 결정짓고 충분한 휴식기를 가진 뒤 플레이오프 단기전 승부에 들어가면 분명 모비스는 충분히 그들다운 농구를 구사하고 올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체력을 보완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남은 경기를 잘 치러 정규리그 우승은 몰라도 4강 직행 티켓은 꼭 따내야 합니다. 이날 동부가 전자랜드를 잡으면서 공동 선두자리를 내줬고, 3위 SK와는 1.5게임차가 된 모비스인데요. 향후 일정을 놓고 보면 동부나 SK보다는 유리해 보여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4강 직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선두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정말 재밌게 됐는데요. 이래저래 오는 23일 모비스와 동부의 맞대결, 서로에게 총력을 기울여야 할 한판입니다.

외곽슛의 호조와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오리온스는 결국 외곽이 터지지 않는 날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길렌워터가 간혹 무리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요. 개인이 욕심을 내면 곧바로 팀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는 만큼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라이온스를 포함해 오리온스의 외국인 듀오는 모두 충분히 파괴력 있는 선수들인만큼 팀플레이 위주로 이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 팀이 에러도 줄이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용할 수 있겠죠. [전 중앙대 감독] (정리=나혜인 기자)

■ 선두권 3강 잔여경기 일정(21일 현재)

모비스 :동부-KGC-삼성-전자랜드-kt

동부 : 모비스-LG-SK-kt-삼성

SK : LG-전자랜드-KGC-동부-KCC-오리온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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