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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안컵] 화제의 실학축구, 그래도 고쳐야 할 3가지
한국은 지난 26일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라크에 2-0으로 승리하며 27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이청용(27 볼튼), 구자철(26 마인츠)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 속에서 거둔 쾌거라 그 감동은 더 진하다.

토너먼트에서 '슈틸리케 호'의 경기력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 공격에서는 손흥민(23 레버쿠젠)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템포가 한층 빨라졌고, 수비도 김진현(28 세레소 오사카)의 슈퍼세이브를 바탕으로 더욱 견고해지며 '전 경기 클린시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한 경기가 남아 있다. 무실점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면 한국의 경기력은 아직 우승을 장담할 정도는 아니다. 이라크와의 준결승에서 드러난 문제점 3가지를 짚어본다.

하나.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약해지는 중원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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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아시안컵 홈페이지

슈틸리케 감독의 주 전술은 4-2-3-1이다. 이 포메이션의 핵심은 ‘2’에 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한 명은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다른 한 명은 전형적인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을 맡게 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게임 조율 담당과 수비 담당이 나눠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중원에서의 우위를 가져가려는 전술이기 때문에 두 미드필더 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대표팀의 핵’ 기성용(26 스완지시티)의 파트너 찾기가 큰 화두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박주호(28 마인츠)가 기성용의 파트너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영과 같은 터프한 태클은 아니지만 측면수비를 볼 때 보다 수비력이 준수하고, 패싱력을 갖춘 점이 인상적이다.

문제는 박주호의 체력이다. 전 경기를 모두 소화한 만큼 힘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준결승전 후반에도 잘 나타났다. 이라크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때, 박주호는 이미 지쳐 있었다. 중앙과 좌우를 가릴 것 없이 폭넓은 수비범위 탓에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고갈이 심각해진 것이다.

중원에서의 압박이 느슨해지다 보니 상대방의 공격시도가 자유로워졌고, 위협적인 상황도 자주 나타났다. 결승에서는 더욱 압박강도가 심해질 것이다. 우승을 원한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이에 대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 센터백, ‘지켜야할 때와 덤벼야 할 때’에 대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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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아시안컵 홈페이지

조별리그에서 슈틸리케는 센터백 라인을 선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수한 수비능력을 갖췄던 김주영(27 상하이 둥야)은 감기몸살로 제 컨디션을 잃었고, 장현수(24 광저우 푸리)는 경고를 한 장 안고 있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김영권(25 광저우 에버그란데) - 곽태휘(34 알 힐랄) 조합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호주 전부터 가동된 이 조합은 8강-준결승까지 3경기에서 예상보다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줬다. 곽태휘의 노련미가 돋보였고,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김영권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지키는 수비'와 '덤비는 수비'에 대한 선택이다. 특히 김영권이 자주 범하는 실수다. 뒷공간 허용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는 탓인지 주로 물러서는 수비를 택한다. 이라크 전 전반 42분, 칼라프에게 중거리슛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영권이 지나치게 물러나는 수비를 하다가 공간을 허용한 탓에 슈팅을 주고 말았다. 위험지역에서의 슈팅은 언제라도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곽태휘의 경우 수비력은 준수하지만 패스에 대한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전반 43분께, 백헤딩 실수가 나와 결정적인 상황을 내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골키퍼 김진현에게 주는 패스가 종종 불안하다. 최종수비수의 잘못된 백패스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조심할 필요가 있다.

셋. '박스 안 슈팅비율'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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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아시안컵 홈페이지

한국과 이라크는 각각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은 한국이 7개로 월등히 높다(이라크 4개). 슈팅 정확도가 높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손흥민의 중거리슛이 살아난 게 슈팅정확도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기록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발견됐다. 바로 페널티박스 안에서의 슈팅이다. 한국은 단 1개였다. 바로 이정협(24 상주 상무)의 선취점 상황이다. 그 외에는 박스 안에서 슈팅한 것이 전혀 없다. 반면에 이라크는 무려 7개다. 유효슈팅이 더 많더라도 위협적인 상황은 이라크에 뒤졌다는 뜻이다.

득점은 어느 상황에서나 나올 수 있지만 골대와 가까울수록 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답답한 상황에서의 중거리슛은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그 비중이 너무 높아서는 안 된다.

2대1 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다. 최전방 이정협을 이용한 2선 공격수들의 원-투 패스를 활용한다면 박스 안에서의 슈팅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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