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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강 상대는 이라크...이란 혼내주기는 아쉽지만 결승행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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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괜히 '중동의 한일전'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었다. 시소게임의 연속이었고, 양 팀 합쳐서 무려 10장의 카드가 나왔다. 120분의 혈투가 펼쳐졌음에도 승부의 추는 기울지 않았다(연장까지 3-3). 긴장감 속에서 치러진 승부차기에서도 각각 8번째 선수가 킥을 하고 나서야 승패가 결정됐다. 23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8강전에서 대접전 끝에 이라크가 이란을 꺾고 준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내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일 수도 있다. ‘주먹감자 사건’, ‘침대 축구’, ‘최근 3연패’ 등의 키워드가 말해주듯 최근 이란과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준결승 상대로 이란이 올라오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라크가 올라오면서 복수의 기회는 날아갔지만 한국에게는 결코 나쁘지 않다.

우선 우리는 이라크에게도 빚진 것이 있다. 2007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패하며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2009년에 친성경기를 통해 2-1로 설욕했지만 당시의 아픔을 완전히 떨쳐내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다.

전체적인 경기력을 따져봐도 이란보다는 이라크를 상대하는 것이 더 편하다. 이라크는 2007 아시안컵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A대표팀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기적적으로 이란을 꺾고 4강에 진출했지만 운이 많이 따른 결과였다. 이라크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유누스 마흐무드가 노쇠한 것이 치명적이다. 이란과의 8강전에서 골 맛을 봤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좋지 못했다. 주력이 많이 떨어졌고, 체력적인 문제도 드러냈다. ‘아시아 No.1 스트라이커’라 불렸던 유누스는 과거 얘기가 됐다.

‘실질적인 에이스’ 야세르 카심이 준결승에 뛸 수 없는 것도 한국에겐 큰 호재다. 중원에서의 만들어가는 플레이가 약한 이라크에서 유일하게 경기조율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야세르 카심이다. 그런데 야세르 카심이 이란과의 경기에서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누적으로 4강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카심은 조별리그 1차전인 요르단 전에서도 경고를 받은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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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C

선수 개개인의 능력도 출중하지 못하다. 2대1 패스를 이용한 측면돌파는 매섭지만 일명 ‘크랙’이라고 불릴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8강전에서도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수문장’ 자랄 하산의 경험부족도 공략할만한 부분이다. 24세의 어린 골키퍼는 경험부족을 드러내며 여러차례 위험한 볼처리를 보여주고 있다. 킥이 불안한 것은 물론이고, 공중볼 싸움에서도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정협과 곽태휘 등 장신 선수들을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절대 이라크가 약팀이라고 볼 수는 없다. 운이 따랐다고 해도 준결승까지 진출한 데에는 저력이 숨어 있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로 구성되다 보니 체력과 패기에서 뛰어나다. 이스마일과 아드난으로 대표되는 왼쪽 풀백의 공격가담 역시 무섭다. 플레이메이킹에서 약점이 있지만 측면플레이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라크보다 하루를 더 쉴 수 있고, 부상자로 인한 공백이 있지만 경고누적으로 인해 못 뛰는 선수가 없는 한국이다. 상대전적에서도 6승 10무 2패로 앞서 있다. 여러 가지로 이라크와 맞붙게 된 것이 나쁘지 않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좋은 영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 아시안컵 8강전 결과(23일)

이라크 3 - 3 이란
<승부차기 7-6>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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