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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태종-태영 형제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이야기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농구장에서 크리스마스를 함께하는 가족이 있다. 하지만 두 형제는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코트 위에서 적으로 만난다. 문태종(199cm LG)과 문태영(194cm 모비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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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경합을 펼치는 문태종(왼쪽), 문태영(오른쪽) 형제.

두 선수는 각각 40세와 37세로, 농구선수로 치면 환갑은 훌쩍 넘은 나이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도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다. 팀 내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불같은 득점력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11일 펼쳐진 울산 모비스와 창원LG의 개막전에서 두 선수는 첫 대결을 펼쳤다. 형 문태종이 8득점 3리바운드, 동생 문태영이 12득점 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기록 면에서는 동생이 앞섰다. 하지만 형이 소속된 LG가 모비스에 1점차로 승리하며 승부에서는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동생이 설욕전을 펼쳤다. 이 날 동생은 24점을 몰아치며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형도 12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동생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제어하지 못했고, 모비스의 9연승 제물이 됐다. 두 형제는 두 번의 만남에서 나란히 1승을 챙겼다.

12월 1일에는 세 번째 맞대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동생 문태영이 지난달 20일 서울 SK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성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다가오는 25일 세 번째 만남이 펼쳐진다. 공교롭게도 두 형제는 아버지가 보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돌격한다.

세 번째 대결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두 선수가 최근 들어 물 오른 경기 감각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 문태영은 심판의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평정심을 잃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는 곧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 범한 7개의 테크니컬 파울은 그의 불같은 성격을 잘 말해준다. 그러나 최근 문태영은 달라졌다. 그에게 거센 항의를 하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경기력이 더욱 살아나는 이유다.

‘태종대왕’ 문태종은 평소보다 리바운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김종규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체력 부담은 당연 가중된다. 이 때문에 문태종의 체력을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문태종에게 체력에 대한 부분을 묻자, “종규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매 경기 힘들기도 하다. 그러나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적응된 것 같다. 경기를 뛸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느낌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태종-태영 형제는 같은 유전자임을 증명 하듯, 부산 KT를 상대로 나란히 시즌 최다 득점을 갈아치웠다. 문태종은 지난 20일 KT전에서 24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고, 동생 문태영은 지난 10일 부상 복귀 이후 3경기만에 KT를 상대로 34점을 집중시키며 여전한 위력을 과시했다. 모두 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문태종은 20일 KT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에 동생과 경기를 펼치는 것에 대해 묻자, “동생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한다는 것이 좋다. 좋은 승부를 펼친다면 승패를 떠나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경기를 통해서라도 크리스마스를 동생과 함께 하는 것이 기분 좋은 모양새다. 이어 문태종은 “모비스라는 강팀을 상대로 승수를 얻어서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 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두 형제의 크리스마스 맞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형제의 세 번째 만남은 25일 오후 2시 울산동천체육관에서 펼쳐진다. [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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