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넥센의 폭발적인 질주에는 소사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5월말부터 나이트를 대신해 팀에 합류한 소사는 초반 네 경기에서 2패를 당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KIA에서 2년간 뛰었던 경험을 살려 금세 적응했다. 또한 투구폼을 교정하고 위력적이지 않은 써클체인지업을 포기하며 주무기인 직구와 포크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14경기에서 10승 평균자책점 2.89로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20승 투수’ 밴헤켄과 함께 허약한 넥센의 선발로테이션을 이끌었다.
소사에게는 보통선수와는 다른 특이한 이력이 있다. 바로 전직 투포환 선수였던 것이다. 야구공보다 훨씬 무거운 투포환을 던지는 일상을 반복해왔던 소사의 어깨는 일반 야구선수보다도 튼튼했다. 그 덕에 힘들이지 않고도 구속 150km를 넘길 수 있고 100구가 넘어도 구속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그 점을 높이 산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소사에게 3인 선발 체제의 선봉을 맡겼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4차전에 등판했는데 첫경기에서는 4⅓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다음 등판에서는 6⅓이닝 2실점 호투로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과한 긴장감이 엿보였다. 주무기인 직구의 구속은 140km대에 머물렀고 삼성타자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며 2⅔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10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차전의 악몽 씻고 환상투를 보여준 넥센의 외국인투수 소사.
시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등판을 잘 마무리한 소사의 재계약 전망은 밝다. 대체선수로 영입되었음에도 두 자릿수 승수(10승)을 달성했고, 포스트시즌 보름동안 네 경기를 선발등판 할 정도로 팀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내년이면 4년차를 맞이할 한국생활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가족들도 한국생활에 만족 하고 있고 포털 사이트에 ‘소사 굴비’라는 검색어가 자동 완성될 정도로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팬들 또한 “정말 잘 던졌다. 내년도 넥센은 헤켄-소사로 가겠네, 소사 최고였어”로 소사에게 찬사를 보냈다. 확실한 국내선발진이 없는 넥센이 많은 위험부담을 안고 굳이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소사의 불같은 강속구를 내년에도 볼 가능성이 높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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