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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재학-양동근, 모비스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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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오른쪽)과 양동근이 있는 모비스는 늘 강하다. 시즌 초반 예상과는 달리 탄탄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울산모비스가 1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SK를 74-64로 꺾고 개막전 패배 이후 3연승을 질주했다. 이쯤 되면 “시즌 초반 고전할 것”이라던 유재학 감독의 말은 엄살처럼 들린다.

지난 5월부터 유재학 감독은 모비스의 기둥 양동근과 함께 팀을 떠나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대업의 중심에 섰다. 집안 살림을 잠시 버려둔 채 바깥일(?)에 힘쓴 결과는 값졌지만 그 사이 모비스의 오프시즌은 다사다난했다. 함지훈, 박종천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신음했고, 로드 벤슨의 방출 사태까지 겪었다.

기쁨을 만끽할 새도 없이 새 시즌이 시작됐다. 소속팀과 손발을 맞출 새도 없이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는 건 여타 대표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비시즌 동안 사령탑의 공백을 겪은 건 모비스가 유일했다. 유재학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올해는)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며 “팀을 너무 오래 비워 오히려 내가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챔프전에서 맞붙었던 창원LG와의 개막전에서 걱정은 현실로 드러나나 싶었다. 턴오버를 19개나 범하는 등 모비스의 팀플레이는 뻑뻑했다. 로드 벤슨의 대체선수로 들어온 아이라 클라크는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듯 3득점에 그쳤다.

양동근도 체력 부담이 상당해 보였다. 턴오버 4개를 범하며 9득점에 머물렀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선형은 “(양)동근이 형 경기를 봤는데 정말 힘들어 보이더라”며 “어린 나도 솔직히 힘든데 형은 더 힘들 것”이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바로 다음날부터 모비스 특유의 유기적인 수비가 살아났다. 어긋났던 손발을 맞추는 데는 한 경기면 충분했다. 안양KGC와 전주KCC를 잇따라 격파하더니 오늘 SK까지 제압했다.

“얼굴이 퀭하다”던 양동근도 코트에 나서면 눈빛이 달라졌다. 서른넷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한 경기 30분 정도를 거뜬히 책임지며 팀을 이끌었다. 이날 SK전에서는 37분 34초를 뛰며 10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유의 활동량에서 나오는 강력한 수비도 여전했다. 양동근의 활약 덕에 모비스는 SK에게 1쿼터부터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양동근은 “우승에 대한 욕심은 선수라면 누구나 있다”며 “모비스는 평가가 좋아서 우승했던 적이 없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다부진 모습으로 프로농구 사상 첫 3연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는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이 모비스에서 호흡을 맞춘 지 10년째 되는 해다. 2004년 드래프트를 통해 양동근이 먼저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고, 그해 5월 유재학 감독이 합류하면서 ‘농구명가’ 모비스의 역사는 시작됐다. 이제 고작 개막 일주일, 올 시즌 성적표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이 두 남자가 버티고 있는 한 지난 10년간 정규리그 우승 4회, 챔프전 우승 4회(통합우승 2회 포함)에 빛나는 모비스의 아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싶다.

■ 16일 프로농구 결과
- 울산모비스(3승1패) 74-64 서울SK(1승2패)
- 인천전자랜드(2승) 89-84 전주KCC(1승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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