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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현장] 왜 세계적인 크리켓 대회는 후원하면서, 국내선수 지원에는 인색한가?
*헤럴드스포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아 아시안게임뉴스서비스(AGNS)의 협조로 주요 현장기사를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및 AGNS 기사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한 종목인 크리켓이 10월 3일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 아프가니스탄의 남자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스리랑카가 68점 차이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크리켓 강호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을 구성한 한국은 중국과의 예선전에서 첫 승을 거두었지만, 스리랑카와의 8강전에서 패하면서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당초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가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국가대표팀의 작은 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길을 가다 크리켓이 뭔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크리켓 '국대'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 없이 현실은 아직 냉담하다고 할 수 있다.

영연방 국가에서는 어릴 때부터 크리켓이나 축구 중 하나를 골라 운동을 시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리켓은 인기종목이다. 한국에서는 생경한 종목이지만 실제로는 지구상에서 축구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크리켓이다. 심지어 4년에 걸쳐 펼쳐지는 세계크리켓리그가 있는가 하면, 축구처럼 크리켓 월드컵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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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크리켓 국가대표팀. 열악한 상황에서도 사상 첫 승을 거두고, 강팀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치는 등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크리켓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2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 남자팀을 모집했을 때이다. 4년 전 광저우 대회만 해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아시안게임이 자국에서 열리는 까닭에 급히 대표팀을 만든 것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에 오르진 못했지만 조별예선에서 중국을 누른 것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8강전 또한 세계 최강인 스리랑카를 상대로 쉽게 물러서지 않는 승부를 보여줬다. 그래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짙을 뿐이다.

우리와 비슷하게 크리켓과 거리가 멀던 중국은 2008년 크리켓 육성을 발표하면서 국가적으로 막대한 지원과 홍보로 뒷받침했다. 반면 한국은 지원이 부족해 자비로 훈련을 해오는가 하면 훈련장소나 장비가 충분하지 않아 연습도 제대로 못해왔다. 또 다른 종목처럼 실업팀이라는 소속이 없어 국가대표들은 이번 대회 후 본업으로 돌아간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2년 가까이 달려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수들은 나름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소득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소속이 없는 선수들이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가면 한국 크리켓은 향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리켓 한국 대표팀 주장인 김경식은 “크리켓 월드컵이나 큰 리그전의 메인 스폰서가 한국 기업이다. 그런데 정작 한국 크리켓팀에는 관심이 없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믿고 지원해시기를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잠시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연희(인천)=정유진 기자(AGNS)]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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