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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수생각' 남자농구 유재학 감독의 금빛구상
*헤럴드스포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아 아시안게임뉴스서비스(AGNS)의 협조로 주요 현장기사를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및 AGNS 기사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금메달은 한국 남자 농구를 선택할까?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주 레지 오코사(35 205cm), 조셉 테일러(30 200cm) 등 KBL 경력자들이 포함된 외국선수연합팀과 세 차례 연습경기를 가졌다. 15일 화성에선 84-86으로 패했지만 17일 진천, 18일 인천에서 각각 90-66, 80-64 대승을 거뒀다. 농구월드컵 5전 전패의 충격에 빠졌던 대표팀에겐 모처럼의 승리로 분위기 반전이 될 수 있으니 어쨌든 기분 좋은 소식이다.

농구월드컵이 남긴 교훈, 해답은 수비?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한국의 수비는 더욱 더 타이트해졌다. 유재학 감독은 ‘만수’라는 별명을 증명하듯 더욱 더 다채로운 수비 전술을 쏟아냈다. 농구월드컵 이후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간 열심히 담금질해온 대표팀은 세계무대의 벽 앞에서 너무도 무기력했다.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이란, 필리핀 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수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했다.

특히 센터를 앞선부터 세워 상대 가드진을 압박하는 3-2 드롭존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김종규(24 207cm), 이종현(21 206cm) 등 젊은 센터들이 쉴 새 없이 페인트 존 주변을 움직이며 외국선수연합팀의 외곽 찬스와 가운데 패스를 차단했다. 변칙적인 트랩 수비와 갑작스런 풀코트프레스도 상대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수비 성공에 이은 속공 전개는 분명 한국의 유용한 공격 옵션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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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농구 국가대표팀 유재학 감독. 농구월드컵 전패에 이어 홈에서 치르는 아시안게임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골밑득점은 요원한가?
문제는 공격이다. 아무리 수비를 잘해도 농구는 어쨌든 골을 많이 넣어야 이기는 경기다. 약한 골밑은 여전히 숙제였다. 체격이 큰 외국선수들을 상대로 포스트에서의 득점이 저조했다. 이란, 중국 등 장신 팀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동부와 오리온스 등에서 뛰었던 레지 오코사는 “한국이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골밑에서 좀 더 파워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곽슛도 더 이상 한국의 강점이 아니다. 이란, 중국에는 3점 슛 능력을 겸비한 장신 슈터들이 즐비하다. 오히려 18일 연습경기에서 한국은 외곽슛이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전반에만 열 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단 한 개 성공에 그쳤다. 슈터 조성민(32 189cm)에게 찬스를 열어주는 공격 패턴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결국 한국은 후반 들어 에이스 문태종(40 198cm)에 의존했다. 혼혈선수인 문태종은 흑인 선수들에 밀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문태종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득점력의 차이는 너무 컸다. 물론 팀에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건 강점이지만 팔꿈치 부상에다 마흔이라는 나이를 감안할 때 이 노장에게 경기 내내 팀의 공격을 맡기는 건 상대 수비를 도와주는 일이다. 문태종 의존도를 줄이고 골밑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공격 형태를 생각해야 할 때다. 골밑 득점을 차곡차곡 쌓는 가운데 외곽슛, 속공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첨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다. 한 선수가 막히면 망하는 공격력으로는 금메달을 따기 어렵다. 유재학 감독도 “결국 우승을 위해서는 가운데(골밑) 득점이 많이 나와 줘야 한다”고 밝혔다.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돈으로 사랑을 사겠다던 원빈에게 얼마나 줄 수 있느냐고 물었던 송혜교는 결국 원빈을 선택하지 않았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듯이 수비만 해서는 금메달을 얻을 수 없다. 공격에서 답을 찾지 못하면 결국 금메달은 한국을 외면할 것이다.

[인천=나혜인 기자(AGNS)]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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