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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칙 개봉 논란 ‘스파이더맨2’ 흥행 이상 無, 관객·영화계 반응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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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변칙 개봉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외화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관객들의 반응과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한 관행이 하나씩 깨지면서 소규모 영화들이 설 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영화계의 우려 섞인 시선이 충돌 중이다.

지난 2일 개봉한 ‘스파이더맨2’의 변칙 개봉은 이렇다. 보통 신작 개봉은 수요일 혹은 목요일에 이뤄지지만, ‘스파이더맨2’는 화요일에 개봉했다. 이날 0시에 개봉했으니 사실상 월요일에 개봉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영화의 극장 개봉일은 전통적으로 금요일이었다. 하지만 문화의 날 등 환경 변화로 수요일까지 당겨진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젠 수요일을 넘어 화요일, 심지어 월요일 밤으로 앞당기겠다는 욕심의 화신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스파이더맨2’는 개봉을 그대로 진행했고, 이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도 우려를 표했다. 영진위는 “(‘스파이더맨2’ 변칙 개봉은) 업계가 지켜온 상식과 상도덕에 어긋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다른 영화들이 보장받아야 하는 최소 7일의 상영일과 상영기회를 빼앗아간 사례”라며 “이는 한국영화계가 지향하는 동반성장이행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변칙 개봉 논란은 ‘스파이더맨2’이 처음은 아니다. 화요일 개봉만 하더라도 ‘독전’과 ‘범죄도시’가 시도한 적이 있다. 또 개봉일 자체를 당긴 것은 아니지만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통해 사실상 개봉을 미리 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은 영화도 있었다.

변칙 개봉에 분노한 영화계와 달리 관객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일부 관객들은 외화에만 과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객들의 지적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독전’과 ‘범죄도시’는 개봉일이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하루 앞당긴 것이라는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유료 시사회의 경우 대규모 영화가 아닌 소규모 영화들이 입소문을 위해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지 전체 관객수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는 아니었다.

이번 논란에는 오랜 기간 곪은 영화계 문제에 대한 걱정의 시선도 담겨 있다. 앞서 마블 영화들은 국내에서 개봉할 때마다 스크린을 휩쓸며 독과점 지적받아 왔다. 이미 시장 질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변칙 개봉이라는 꼼수까지 등장하자, 상식의 한계선이 점차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은 수요일 개봉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며 “할리우드 히어로들을 앞세워 공정해야 할 한국영화의 시장체계를 무력화시키려는 소니픽쳐스의 배급 행보에 심각한 우려와 경고를 표한다”고 했다.

현재 ‘스파이더맨2’는 누적 관객수 470만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후광과 마블에 대한 국내 팬덤을 생각하면 흥행은 예측된 일이었다. 잘 나가는 ‘스파이더맨2’가 남긴 논란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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