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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매치] 조우진이 하면 공무원도 다르다?…‘돈’과 ‘국가부도의 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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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사진=국가부도의 날, 돈 스틸컷)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같은 배경이라도 조우진이 연기하면 다르다.

최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돈’에서 조우진은 금융감독원의 수석검사 한지철로 등장한다. 한 마디로 공무원이다. 조우진이 공무원을 연기하는 건 낯설지 않다. 불과 4개월 전 그는 재정국 차관이었다. 작년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조우진은 공무원을 연기했다. 배경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캐릭터는 완전히 다르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발견을 보여주는 조우진의 포텐이 이렇게 터진다.

■ 융통성 0% 성실함으로 승부하는 ‘돈’ 한지철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우진이 연기한 한지철은 번호표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집요한 인물이다.

한지철은 공무원이자 직장인으로 자신이 할 일을 충실히 하는 인간이다. 그 성실함에 대한 촉이 예민하게 발달했을 뿐이다. 사냥개라고 불리는 이유도 분명하다. 범죄 사이즈가 커지면서 이들을 잡고자 하는 한지철의 욕망도 커진다. 융통성은 없지만 우직함은 있다. “일한 만큼 벌어”라는 한 마디가 한지철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지철은 정의로운 인물이지만 조우진은 그를 완벽한 인간으로 그려내지도 않았다. 조우진은 한지철은 가족에게는 부족함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어 의외의 허당기를 첨가했다. 이혼남에, 아이와 통화하면서 ‘아이패드’를 언급하는 건 그의 아이디어였다. 캐릭터 분석을 얼마나 꼼꼼하고 철저하게 하는지가 느껴진다. 다작을 하고 있음에도 조우진에게서 새로움을 발견하게 되는 이유였다.

■ 분노유발자 ‘국가부도의 날’ 재정국 차관

지난해 11월 개봉한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37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을 거뒀다.

‘돈’과 다를 바 없이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조우진은 경제 관료의 역할을 맡았다. 직급은 한참 올라갔다. 무려 재정국 차관이다. 그렇지만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재난 상황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안에서 조우진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국가 위기의 상황에서 개인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차관이 바로 그런 캐릭터다. 위기 속에서 차관은 정계를 움직여 새롭게 판을 짜려고 한다. 자기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득권이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극의 긴장감이 배가 된다.

깔끔한 스타일을 한 채 냉소적인 미소를 짓는가 하면 대학 선후배를 언급하며 정계 인물들에겐 능구렁이처럼 다가간다. 반면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인 한시현(김혜수)과는 매번 부딪치는데 비아냥거리는 것은 물론 말 끝마다 ‘여자’를 들먹이고 여직원에게 “커피나 타와라” 등 무개념 발언을 하며 혈압을 오르게 한다. 이 얄미운 캐릭터를 조우진이 너무 잘 소화하다 보니 “한 대 때리고 싶다”는 관객들의 반응도 이해가 간다. 부패한 관료 캐릭터는 너무 많이 봐왔는데 조우진이 연기하면 전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단순 악역이 아닌 입체적 인물로 재탄생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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