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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초능력 판타지 ‘아이템’, 배우·CG·연출이 살린 ‘시간 순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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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초능력 판타지 드라마 ‘아이템’이 60분을 꽉 채운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주지훈이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를 모은 MBC 새 월화드라마 ‘아이템’(연출 김성욱 박미연, 극본 정이도)이 지난 11일 베일을 벗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아이템’은 신묘한 힘을 가진 물건을 두고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에 적재적소 활용될 컴퓨터 그래픽 연출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 바, 어색하지 않은 CG 효과의 활용으로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나선 주지훈을 비롯해 전작 ‘데릴남편 오작두’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버린 김강우, 한층 성장한 연기를 보여준 진세연까지 주연 배우들의 호연도 볼만했다.

■ 스토리

‘아이템’ 1회는 꼴통검사 강곤(주지훈)의 꿈으로 시작됐다. 강곤이 파란 빛이 나는 팔찌를 차고 역행하는 지하철을 막는 꿈이었다. 그리고 이날 강곤은 꿈 속 팔찌를 현실에서 마주했다. 폭행범 고대수(이정현)의 팔에서다. 고대수는 팔찌를 찬 팔로 괴력을 발휘하며 강곤을 위협했다. 그러나 숨막히는 추격전 끝에 바다에 빠지면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런 가운데 팔찌의 원래 주인은 화원그룹 부회장 조세황(김강우)이었다. 그는 자신의 비밀 금고에서 팔찌가 사라진 것을 알고 분노했다. 이때 금고에 있던 낡은 즉석 사진기가 찰칵 소리를 내더니 의문의 사진이 출력됐다. 사진에는 바닷가에서 팔찌를 줍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강곤의 조카 다인(신린아)의 모습이었다. 실제로 다인은 하교 후 들른 바닷가에서 팔찌를 발견, 이를 챙겼다. 그리고 다음 날 강곤과 다인은 통영에서 서울로 이사하게 됐다. 새 집 앞에서 강곤은 또 다시 기시감을 느꼈다.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새 이웃의 얼굴을 꿈에서도 본 것이다. 이웃의 정체는 프로파일러 신소영(진세연)으로, 명석한 두뇌로 남다른 추리력을 자랑하지만 이 때문에 남자 선배들의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인물이다. 이때 아파트 위에서 박스가 추락했다. 강곤이 몸을 날려 신소영을 구하면서 둘의 인연도 시작됐다.

■ 첫방 업&다운

UP:
때깔이 좋다. 특히 지하철 역주행을 담아낸 1회 오프닝은 영화를 보는 듯했다. 열차가 빠르게 터널을 지나느라 불꽃이 튀기는 상황과 객실 내 혼란스러운 상황을 교차해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후 강곤이 등장해 팔찌로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에서는 제법 자연스러운 CG 효과가 빛을 발했다. 또한 극 중반부 프로파일러 신소영이 사건현장을 찾아 피해자의 행방을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신소영이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해보기 위해 욕조에 누웠다가 물에 잠기는 연출이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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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화면)



개성 뚜렷한 캐릭터의 향연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극의 선두에 선 인물 강곤은 ‘조카 바보’ 삼촌이자 정의를 중요시 여기는 ‘꼴통 검사’로 묘사된다. 이에 강곤을 맡은 주지훈은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다채롭게 소화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그런가 하면 김강우는 조세황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 듯싶다. 대외적으로는 촉망받는 젊은 기업인이지만 실은 소시오패스 기질이 다분한 조세황의 이중성을 실감나게 표현, 감탄을 자아냈다. 진세연도 ‘아이템’이 인생 작품이 될 전망이다. 데뷔 후 꾸준히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받아왔던 진세연이다. 그러나 신소영으로 변신한 진세연은 한층 발전한 모습이었다. 그간 진세연은 다소 어색한 대사 처리가 약점으로 꼽혔던 바, ‘아이템’에서는 사건 추리 장면에서 분량이 긴 내레이션을 침착하게 소화하는 것으로 성장을 증명했다.

DOWN: 한 회에 너무 많은 것을 담다 보니 다소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템에 대한 실마리를 던지는 동시에 강곤·조세황·신소영 등 무려 세 인물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주려고 한 탓이다. 이에 1회 중반부터 채널을 돌린 시청자들에게는 이해가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세계관의 배경을 설명하며 인물들의 사연까지 담아내야 하는 판타지 장르의 특성상 불가피한 방식이었을 터. 앞으로의 회차에서 적당히 속도감을 갖춘 전개로 뻗어나가는 것이 ‘아이템’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 관건이겠다.

■ 시청자의 눈

장르물 특성상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소재가 신선하다” “내용은 어렵지만 흡인력이 강하다” “CG 퀄리티가 괜찮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지루하다” “어색하다” “흐름이 뚝뚝 끊긴다” 등 혹평도 적잖다. 배우들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주지훈 등장부터 멋있다” “김강우 연기가 소름돋았다” “진세연 연기가 기대 이상이다”는 반응과 “주지훈 연기가 과장됐다” “진세연 말투가 답답하다”는 반응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흥행 가능성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12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템’ 1, 2회는 전국 시청률 4.0%, 4.9%를 각각 나타냈다. 같은 날 첫 방송한 SBS ‘해치’(6.0%, 7.1%)에 밀린 수치다. 심지어 기존의 지상파 월화극 꼴등이었던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4.4%, 5.7%)에도 뒤쳐졌다. 이로써 출발부터 지상파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아이템’. 그러나 ‘동네변호사 조들호2’ 시청률과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반등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1회에서 보여준 양질의 CG 효과와 연출을 유지하며 장르물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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