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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지석 “올해는 다른 사랑을 찾고 싶어요” (feat.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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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이스타즈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로 사랑을 배웠다던 남자, 이번에는 ‘톱스타 유백이’로 한 발 더 나아가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tvN 불금시리즈 두 번째 주자 ‘톱스타 유백이’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지석 얘기다.

마지막 촬영을 일찌감치 끝내고 만난 김지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주는 여운에 흠뻑 취한 모습이었다. 행동과 말투에 캐릭터의 잔상이 묻어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톱스타 유백이’는 안하무인 제멋대로였던 인기 스타가 순수하고 해맑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섬에 머물며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 그 중심에 섰던 김지석은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깨우친 인생의 진리를 조금씩 실천해나가는 중이다.

▲ ‘톱스타 유백이’ 종영 후 잘 지냈나요?

“너무 행복했어요. 한동안 자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서 먹다 잠들었거든요. ‘톱스타 유백이’를 촬영할 때는 못 먹었던 것들이요. 피자·치킨·짜장면…(웃음)”

▲ ‘톱스타 유백이’에 맛있는 음식이 많이 등장했잖아요. 실제로는 즐기지 못했나요?

“‘톱스타 유백이’의 시청 포인트 중 하나가 여즉도 요리였어요. 드라마 푸드팀이 tvN ‘삼시세끼’ ‘수요미식회’ 등을 담당한 팀이라 엄청 맛있게 만들어주셨고, 또 PD님도 시간과 공을 들여 (음식 장면을) 촬영했죠. 그런데 나는 거의 못 먹었어요. 일단 몸 관리 중이었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끊은 상태였거든요. 준비된 밥차도 못 즐겼고요. 드라마에 옷을 벗는 장면이 많았는데 섬에 들어가면 운동을 못하잖아요. 기구가 없으니까. 팔굽혀펴기가 전부였죠. 그래서 서울에서 미친 듯이 운동하고 섬에 들어가면 탄수화물을 안 먹는 것으로 (몸매를) 관리했어요. 사실 섬에서는 유일한 낙이 먹는 거였는데 나는 외로웠죠(웃음) 그래도 결과적으로 캐릭터에는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 고생한 촬영이어서 그런지 마지막 메이킹 영상에 상당히 울컥해 하는 모습이 담겼더군요

“마지막 장면이 끝나자마자 (메이킹을) 촬영한 거라 감정이 연결된 것도 있었고요. 조금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톱스타 유백이’는 여러모로 남달랐어요.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한 번 (섬에) 들어갈 때마다 2주를 밥 먹고 촬영하는 일정을 6개월간 반복한 터라 (드라마 팀끼리) 끈끈한 전우애가 생겼죠. 지네와 왕모기, 극한의 더위와 추위 같은 것을 함께 이겨냈다는 사실에 (울컥하는 감정이) 확 왔던 것 같아요”

▲ 함께 연기한 전소민·이상엽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원체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라 금방 친해졌어요. 동시에 나는 늘 두 분 앞에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나는 톱스타 유백이로 보여야 하니까 분칠도 하고 (외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두 사람보다 거울을 더 많이 봤죠. 반면 소민 씨와 상엽 씨는 연기를 위해 사투리를 완벽히 구사해야 했죠. 그래서 상엽 씨는 아예 사투리 선생님을 (촬영장에) 모셔 오기도 했고 소민 씨는 녹음을 해오기까지 했어요”

▲ ‘톱스타 유백이’를 두고 ‘힐링 드라마’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PD님이 ‘OK’ 대신 ‘모두 행복해지십시오’라고 하셨어요. 그때 내가 하는 마지막 대사도 ‘어머니, 나는 더 행복해지려고 떠납니다’라는 거였거든요. 그게 바로 우리 드라마가 지향한 바였습니다. 거창한 건 아니에요. 그냥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 당연시 여기던 것들이 없어졌을 때 ‘그게 행복이었구나’ 느끼는 것. 시청자들 역시 공감하며 힐링을 받았다고 해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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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 다만 주1회, 그것도 금요일 심야 시간대 편성된 터라 시청률이 아쉬웠죠

“그래도 선방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주1회 드라마라 퀄리티가 좋았고요. 어떻게 보면 tvN 불금시리즈의 선발대였던 셈인데 좋은 소재와 스토리, 양질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솔직히 JTBC ‘스카이캐슬’이 너무 재밌더라고요(웃음) ‘톱스타 유백이’ 촬영 끝나고 2주간 집에서 봤는데 왜들 그렇게 재밌어 하는지 알겠어요. 근데 드라마를 선택하는 건 결국 입맛의 차이니까요. ‘톱스타 유백이’ 시간에 다른 드라마나 예능을 본 분들은 다시보기나 재방송으로라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아까워서 그래요. ‘톱스타 유백이’ 시청 후의 느낄 행복감, 기대 이상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 극 중 아이돌 출신 톱스타인 유백이는 댄스그룹 리오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한 김지석의 삶과도 일정 부분 닮은 것 같습니다

“제작진에게 어필했죠. 나도 유백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요(웃음) 직업은 물론 내면적인 부분도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던 캐릭터였어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밝은 김지석과 실제의 나는 또 다르거든요. 그런 점이 유백이와 일맥상통했죠. 물론 초반의 유백이는 다소 제멋대로이지만, 점점 대중이 바라보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의 괴리를 나보다 나은 방식으로 극복해나갔다고 생각해요. 배운 게 많습니다”

▲ ‘대중이 보는 것과 나의 모습이 다르다’, 어떤 의미인가요?

“물론 대중이 생각하는 김지석도 나예요. 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잖아요. 예를 들면 일상에서 원래의 내 톤으로 말을 했을 때 누군가 ‘오늘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것처럼요. 예전에는 타인의 기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죠. 이것도 저것도, 다 김지석이에요. 예능에서의 나, 연기할 때,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 때, 나의 다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또 얻은 게 있다면요?

“나만 생각하느라고 남 일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었죠. 주위에 더 귀를 기울이려고요. 가장 먼저 가족에 적용해봤습니다. 생각만큼 가족들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아서요. 아버지와는 오랜만에 식사하자는 약속을 잡았고요. 어머니는 여행을 보내드렸어요. 12살 아래 동생도 나에게 서운한 게 있더라고요. 워낙 나이 차이가 크다 보니 ‘용돈만 주면 되겠지’하고 아이로만 봤었거든요”

▲ 가족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어느날 가족 단체 채팅방에 감성적인 글을 올렸어요. 그랬더니 부모님이 동생과 형을 통해서 ‘지석이 요즘 많이 힘드냐. 혹시 스카이캐슬 때문이냐’ 이러셨대요(웃음)”

▲ MBC ‘20세기 소년소녀’(2017)에 이어 ‘톱스타 유백이’까지 잔잔한 힐링드라마를 연속적으로 선택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 대본을 받으면 PD님과 작가님이 대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지 그 의도와, 내가 이를 어떻게 녹여 전달할 수 있는지 여부를 먼저 봐요. ‘톱스타 유백이’는 시놉시스에 나온 ‘문명충돌 로맨스’라는 말 안에 각 캐릭터들의 성장이 들어있는 게 좋았고요. 이런 작품을 통해 나는 물론, 시청자들도 잊고 있던 깨달음과 작은 희망을 되찾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다음 작품은 아직 모르겠네요. 좀 센 걸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웃음)”

▲ 차기작으로 원하는 장르가 있나요?

“오랜만에 남자들과의 브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도 하고 싶고요. 최근에는 연달아 로맨스를 촬영했으니까요. 영화 ‘국가대표’(2009) KBS2 ‘추노’(2010) 때 즐거웠거든요. 우리집이 삼형제라서 그런지 남자들끼리 투닥투닥하는 이야기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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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이스타즈 엔터테인먼트)



▲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이하 문제적 남자)’들과의 브로맨스는 그립지 않나요?

“없어 봐야지 안다는 말이 있잖아요. 예전에 ‘문제적 남자’에서 수학 문제 나오면 ‘나는 이과 아니라서 못 푼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 문제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겠어요. ‘문제적 남자’는 내 인생 예능이에요. 이 프로그램을 만나고 내 가치관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배우가 예능에 출연한다는 게 양날의 칼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문제적 남자’는 오히려 나에게 ‘뇌섹남’이라는 캐릭터를 줬잖아요. 고맙죠. 그래서 다른 예능 섭외가 와도 ‘문제적 남자’에 다 허락받아요(웃음) 지금은 발전된 모습으로 (드라마 촬영으로 인한) 부재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렇다고 내 머리가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니까 임하는 자세를 다르게 해보려고요”

▲ ‘문제적 남자’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느껴집니다(웃음)

“‘문제적 남자’와 나 사이를 비유하자면 서로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장기 연애 커플이에요. 그녀(‘문제적 남자’)가 내가 떠나는 걸 이해해줬고, 나는 ‘그녀만한 사람이 없구나’ 깨달았죠. 그런데 요즘은 그녀가 바빠요. 나 없이도 잘 지내더라고요. 시청률도 그렇고, 여러 변신도 모색하고 인턴도 들어오고… 내가 잘해야죠(웃음)”

▲ 새해입니다. 올해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요?

“사랑이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순수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음 하나만 봤다면 여러 사람을 만날수록 (사랑에 대한) 조건이 늘어나고 결국은 제약이 생기니까요. 그래서 올해는 좀 다른 사랑을 찾고 싶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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