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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잇 수다] 도경수, 물음표 떼어낸 기특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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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현지 기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이제 도경수를 아이돌 출신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인 ‘스윙키즈’가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탭댄스에 빠지는 인민군 로기수 역을 맡은 도경수는 스크린 안에서 훨훨 날았다.

연말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 중 하나로 각 배급사에서 일명 텐트폴(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흥행이 확실시 되는 영화)로 불리는 기대작을 내놓는다. 쇼박스는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 CJ엔터테인먼트는 하정우 주연의 ‘PMC: 더 벙커’를 내세웠다. 그리고 NEW는 도경수를 내놓았다. 송강호, 하정우 걸출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스윙키즈’에는 약 153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이런 대작에 연기를 시작한 지 고작 4년밖에 안 된 도경수가 주연으로 나섰다. 연기를 시작한 후 꾸준히 좋은 평가를 들어왔지만 대작을 맡기엔 관객 동원력이 안정적이진 않다. 주연에 이름을 올린 ‘형’이 298만명을 모으며 선방했지만 첫 주연으로 나섰던 ‘순정’은 24만명, 작년 개봉한 ‘7호실’은 34만명 정도였다. 100억원이 넘는 대작에 이 연차의 배우를 내세운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경수는 그 의구심을 불식시켰다. ‘스윙키즈’에서 로기수 역엔 도경수가 아닌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는다. 포로 수용소의 문제아로 불리는 인민 영웅의 동생 로기수 역을 맡아 도경수는 삭발을 하고 북한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탭댄스까지 빈틈없이 소화했다. 댄스 가수지만 탭댄스는 처음 접한다고 밝힌 도경수는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탭댄스 연습에 몰두했다. 그 결과는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음악과 강형철 감독 특유의 연출력까지 더해지면서 이들의 탭댄스는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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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경수는 탭댄스 실력 말고도 로기수가 겪을 수밖에 없는 감정을 제대로 전달한다. 인민 영웅의 동생인 로기수는 이념 갈등과 형, 친구 등 주변인물로 인해 극단적 감정을 겪게 되는 인물이다. 도경수는 이념 갈등 속에서도 탭댄스에 빠질 수밖에 없는 로기수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간 쌓아왔던 필모그래피가 제대로 빛을 발한 순간이다. 도경수는 기존의 연기돌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로맨스물이나 학원물, 트렌디한 작품에서 주로 활약했던 연기돌들과는 달리 도경수는 첫 작품인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고등학생이자 조인성의 또 다른 자아인 한강우를 연기했다. 첫 연기에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도경수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 후에도 도경수는 ‘카트’에서 ‘을’을 대변했고 ‘형’에선 한 순간에 시력을 잃은 유도선수, ‘7호실’에선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대학생 등 쉽지 않은 캐릭터를 소화했다. 특히 ‘신과 함께’ 시리즈에선 관심병사로 출연해 짧은 분량에도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최근작인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에선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해 로맨스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심지어 ‘백일의 낭군님’은 최고 시청률 14.4%(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성까지 입증했다.

조연부터 시작해 도경수는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통해 내공을 쌓았다. ‘연기돌’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 ‘스윙키즈’를 통해서 그 포텐을 터트리는 일만 남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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