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의 민낯, 알고 보니 그루밍?
그루밍(사진=-연합뉴스TV)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은영 기자] 대형 교회를 다니고 있던 여성들이 ‘그루밍’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부분 10대였을 때부터 피해를 주장해 더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인천에 위치한 교회에 다녔던 신도들이 자신들의 교회 목사를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김 모 목사가 10여년간 중고등부, 청년부 여성 신도들을 그루밍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26명에 달한다고. 김 모 목사에 대한 처벌은 물론 이를 덮으려고 한 그의 아버지인 담임 목사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 일부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김 모 목사는 사랑과 결혼을 언급하며 신도들에게 호감을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미성년자였던 당시에 목사가 스킨십을 시도했다고 밝히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성경의 해석이 잘못된 것” “혼전순결이 시대적 배경에 의해서 달라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그루밍이다. 그루밍은 어린 대상자와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성폭력 사례 중 그루밍에 의한 성범죄가 4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루밍 피해자가 혼란을 겪은 경우도 많다. 지난해 여중생을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40대 연예기획사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아 논란이 됐다.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를 통해서 피해자의 진술을 믿기 힘들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해자는 스스로 학대나 성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피해자임을 인정하지 않으며 태연한 척 행동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앞선 사례와 같이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그루밍 성폭력은 폭행이나 협박 등 강압이 없고, 가해자에게 심리적으로 종속된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연락을 취했던 점 등이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아동성범죄에 대해서 미국의 경우 최소 징역 25년에서 사형, 영국은 13세 이하 미성년자를 성폭행하면 무기징역형을, 스위스는 아동 성폭행범은 종신형에 처한다. 하지만 국내는 다르다. 여가부에 따르면 2016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확정 판결을 받은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절반(49.1%)이 집행유예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루밍 성폭력의 경우 더 엄격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법 제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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