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플레이백] ‘20년 역사’ TV소설이 낳은 스타들
이미지중앙

(사진=지킴, 케이스타,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KBS의 시대극 브랜드 TV소설이 폐지된 지 일주일, 아직도 그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TV소설은 1996년 3월 4일 처음 방영됐다. 2009년까지 KBS 1TV에서 방송되다가 제작비 문제로 2년간 중단됐다. 이후 2011년 11월 7일부터 KBS 2TV로 옮겨와 다시 시작했다. 중간의 공백기를 제외하면 약 20년간 시청자들의 아침을 책임졌다.

20년 동안 37편의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100부작이 넘는 긴 호흡으로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인물의 이야기까지 비중있게 다뤘다. 이를 통해 우리의 가슴 아픈 근대사를 돌아본다는 취지였다. 이로써 중장년층에게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선물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마지막 작품은 지난달 31일 종영한 ‘파도야 파도야’로, 전쟁 후 가족과 재산을 잃은 여자가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걸그룹 달샤벳 멤버 조아영(오복실 역)이 주연을 맡았으며 밴드 트랙스 출신의 김건우(차상필 역)와 연극무대에서 실력을 다진 장재호(오정훈 역) 등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렇듯 신인배우의 주연급 캐스팅도 TV소설이 지닌 가치 중 하나였다. 장편의 시대극으로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TV소설 주연들은 이를 밑바탕 삼아 성장했다. 실제로 한혜진·이필모·송하윤 등이 TV소설 출신이다. 세 배우 역시 TV소설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연기 성장을 이뤄 오늘날의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미지중앙

(사진=KBS 제공)



■ ‘그대는 별’ 한혜진, 악녀에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한혜진이 출연한 ‘그대는 별’은 2004년 6월부터 2005년 1월까지 방영됐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어느 모녀가 겪게 되는 기구한 인생역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혜진이 맡은 인물은 하인경. 외유내강형 인물로 온화하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데다 공부까지 잘해 친구들 사이에 인기 만점이라는 설정이었다.

반면 집에서는 첩의 자식으로 불린다. 철 없는 친모 탓에 아버지의 본처와 이복 자매 서화연(민아령)에게 늘 미안해하는 것은 인경의 몫이었다. 그런 인경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학교 영어 교사로 부임한 민정우(김승수)다. 하지만 화연의 계략으로 헤어지고, 인경은 부잣집 망나니 김홍기(김정학)와 결혼한다. 대신 화연이 정우와 결혼하면서 엇갈린 운명에 놓인다. 사랑에는 실패했지만 여기에 좌절하지 않은 인경은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한과공장 사장까지 오른다.

당시 ‘그대는 별’은 20%대 시청률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닐슨코리아 제공, 이하 동일) 데뷔 3년 차에 처음 주연을 맡은 한혜진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지금에야 청순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한혜진이지만 데뷔 초 그에게 주어진 캐릭터는 주로 악하거나 철부지였기 때문이다. 한혜진은 ‘그대는 별’을 계기로 MBC 주말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2005)의 타이틀 롤을 맡아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미지중앙

(사진=KBS 제공)



■ ‘강이 되어 만나리’ 이필모, 고독한 매력의 시작

2006년 3월부터 11월까지 방송된 ‘강이 되어 만나리’에는 이필모가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1960년 후반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아버지 대부터 얽힌 인연으로 세 집안의 2세들이 사랑하고 고뇌하고 방황하고 실패하면서 성취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이필모는 그 중에서 흙수저 2세 박종태를 연기했다.

어릴 적 부잣집 행랑채에 살았던 종태는 자연스럽게 그집 딸 송영선(김윤경)과 어울렸다.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어지지 못했다. 신분차이의 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종태의 친구이자 막무가내 성격의 조수영(김혁)이 영선을 강제로 빼앗아 결혼까지 해버렸다. 거듭된 좌절에 종태는 출세하고자 다짐하며 노력을 거듭한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16.8까지 기록한 ‘강이 되어 만나리’는 요즘 정서에 맞지 않는 드라마다. 영선이 사랑하는 종태를 두고 자신을 겁탈한 수영과 결혼한다는 설정부터 말도 안 된다. 2006년 당시에도 여자 주인공이 지나치게 수동적으로 그려진다며 비판받았다. 아쉬운 작품성과는 별개로 이필모의 연기는 인정받았다. 영화 ‘쉬리’로 데뷔한 이필모는 시청자들에게 낯선 배우였다. 이런 가운데 첫 주연작부터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 연기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미지중앙

(사진=KBS 제공)



■ ‘그래도 푸르른 날에’ 송하윤, 무명 시절의 빛

데뷔 16년 차 배우 송하윤은 10년 넘게 무명을 지냈다. KBS 단막극이나 ‘스웨덴 세탁소’ 같은 웹드라마에 주로 출연했었다. 그러던 중 ‘그래도 푸르른 날에’로 처음 장편 드라마 주연에 나섰다. 2015년 3월부터 8월까지 방송됐으며 1970년대 배경으로 송하윤이 맡은 주인공 이영희의 성장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래도 푸르른 날에’는 어느집 본처와 첩이 한날한시에 딸을 낳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영희는 첩의 딸이었다. 그러나 영희의 모친 정덕희(윤해영) 자신과 본처 최명주(박현숙)의 아기를 바꿔치기 하면서 일이 꼬였다. 덕희의 계략을 알아챈 유모가 다시 아기를 바꿔놓은 것. 이 때문에 덕희는 본처 딸 정희(정이연)를 친자식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영희는 명주에게서도, 덕희에게서도 딸로 인정받지 못한 채 자란다.

이 드라마는 내내 영희가 명주에게 구박받고 덕희에게 배신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서도 착한 성품을 타고난 영희는 가족의 생계와 동생들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상경해 씩씩하게 살아간다. 그야말로 영희가 하드캐리하는 드라마다. 송하윤이 ‘그래도 푸르른 날에’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한 배경이다. 실제로 송하윤은 한 인터뷰에서 ‘그래도 푸르른 날에’를 통해 중장년층 사이에 인지도가 올라갔음은 물론, 바로 다음에 출연한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 속 이홍도를 연기하는 데 한결 수월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KBS2 미니시리즈 ‘쌈 마이웨이’ 주연까지 발탁되며 인기를 끈 송하윤은 최근 MBN, 드라맥스에서 동시 방영을 시작한 ‘마성의 기쁨’으로 컴백했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