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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훈남정음’ 황정음♥남궁민, 태초에 ‘내마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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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정음'의 주인공 황정음(왼쪽) 남궁민(사진=S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SBS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연출 김유진, 극본 이재윤)이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황정음과 남궁민 주연으로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받았던 ‘훈남정음’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다소 아쉽다.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1회 시청률 5.3%가 현재까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최저 시청률은 2.4%(21회)까지 내려갔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황정음)의 코믹 로맨스를 그린다. 두 인물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연애불능 회원들을 도와주면서 사랑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일부 억지스러운 설정과 빤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수목극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흥행 실패에 배우들과 제작진도 아쉽겠지만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유독 크다. 그 배경에는 두 배우가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 MBC ‘내 마음이 들리니’(201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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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니'(2011) 포스터(사진=MBC)



■ ‘내 마음이 들리니’ 황정음·남궁민의 ‘인생작’인 이유?

‘내 마음이 들리니’는 청각장애인이지만 들리는 척하는 남자 차동주(김재원)와 지적장애 계부 봉영규(정보석)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어리숙한 척하는 여자 우리(황정음)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두 사람 사이에는 장준하(본명 봉마루, 남궁민)란 인물도 있다. 그는 동주와 친형제처럼 지내는 주치의이자 우리의 의붓오빠다.

줄거리 소개부터 알 수 있듯 ‘내 마음이 들리니’의 주인공은 김재원과 황정음이었다. 그러나 방영 당시 남궁민과 황정음 캐릭터의 사랑을 응원하는 시청자도 많았다. 마루와 우리가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욱 애틋한 관계로 그려진 덕분이다.

마루와 우리는 어린 시절 각각 아버지와 어머니가 재혼해 남매가 된 사이다. 그러나 이 가정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마루가 가출하며 이별했다. 집 나간 마루는 대기업 사모님 태현숙(이혜영)의 양자가 됐다. 현숙의 아들 동주와 함께 자랐다. 마루와 우리가 재회한 것은 어른이 된 뒤다. 마루는 일찌감치 우리를 알아봤으나 모른 척했다. 이 와중에 우리를 향한 감정이 이성적으로 발전하면서 괴로워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도 마루의 정체를 짐작했다. 그 역시 아는 척하지 않았다. 마루가 준하로 새 삶을 산 지 꽤 되었기 때문. 우리는 동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됐고, 마루의 애타는 짝사랑은 계속됐다.

얽히고설킨 인물의 감정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설득력을 얻었다.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2009)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구축한 황정음은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멜로 연기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남궁민과 김재원 등 어떤 배우와 함께해도 어울리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마루를 연기한 남궁민에게는 ‘재발견’이란 호평이 쏟아졌다. 남궁민은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했다. ‘내 마음이 들리니’ 때 이미 활동 11년 차였던 셈. 연기 잘하기로는 정평이 나 있었지만 유독 강력한 한 방이 없는 배우로 여겨졌다. 이런 가운데 ‘내 마음이 들리니’가 돌파구 역할을 했다. 남궁민은 깊은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서브 캐릭터 앓이’를 유발했으며 이후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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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니' 황정음과 남궁민의 명장면(사진=MBC 방송화면)



■ ‘내 마음이 들리니’ 황정음·남궁민이 만든 명장면은?

‘내 마음이 들리니’가 낳은 최고의 명장면은 단언컨대 황정음과 남궁민의 ‘손바닥 키스’다.

극 중 마루가 술에 취해 우리를 찾아간 장면이다. 우리가 아직 마루의 정체를 몰랐을 때다. 마루는 술기운에 우리를 옆에 앉히고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 우리가 깜짝 놀라자 손목을 끌어당기며 “잠깐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말 없이 “우리야”를 재차 불렀다. 가라앉은 마루의 목소리에서 애틋한 감정이 느껴졌다.

마루가 고개를 들자 이번엔 우리가 “잠깐만”이라고 했다. 마루의 입을 제 손으로 가리고 “정말 닮았다”고 중얼거렸다. 마루의 눈빛에서 어릴 적 헤어진 의붓오빠를 떠올린 것. 이때 마루가 우리의 손바닥에 곧장 입을 맞췄다. 손바닥 하나를 사이에 두고 키스하는 그림이 연출되며 설렘과 동시에 뭉클함을 자아냈다. 절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를 로맨틱하게 표현한 장면으로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이렇듯 황정음과 남궁민은 드라마의 메인 커플이 아닌데도 그만큼의 인기와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이 멜로의 주인공으로 재회하기를 많은 시청자가 염원한 이유다. 마침내 재회하게 된 ‘훈남정음’은 내용 면에서 혹평을 들었으나 두 배우의 케미에서만큼은 합격점을 얻었다. 앞선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황정음은 “‘내 마음이 들리니’ 당시 시트콤 끝나고 얼마 안 돼서 정극에 대한 연기 열정이 많을 때였는데, 남궁민을 보면서 연기를 정말 디테일하게 잘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궁민 역시 “황정음과 7년 만에 만났는데 호흡이 너무 잘 맞는다. 상대 배우와 좋은 리액션과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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