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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오늘 밤, 로맨스극장에서’ 켄타로만으론 참기 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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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은 항상 이렇게 끝났다. 오랜만에 동화책을 보는 듯한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찾아왔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동화 같은 판타지 로맨스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이제 동화 내용을 믿을 나이는 지났다. 현실에 찌든 이들에게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크게 공감되지 않는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켄지(사카구치 켄타로)가 오랜 시간 동경해 왔던 흑백 고전 영화의 주인공 미유키(아야세 하루카) 공주와 현실에서 만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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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누구나 꿈꿔봤을 영화 속 주인공이 현실에 나타났을 때라는 설정을 이용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러브 스토리를 완성했다. 과거를 살다 온 영화 속 주인공과 현실 인물의 차이는 색감으로 표현했다. 영화에서 튀어 나온 미유키와 현실의 켄지는 흑백과 컬러로 구분이 된다.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는 그 색감 차이를 활용해 판타지적 요소를 충분히 살려냈다. 컬러만으로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완성된다.

또한 흑백 영화와 사랑에 빠진 켄지와 복고풍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미유키의 모습은 ‘시네마천국’ ‘로마의 휴일’ 등을 떠올리게 한다. 세트, 의상, 미술까지 60년대 영화계를 표현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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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익숙한 두 배우는 배역과 찰떡같이 맞아 떨어진다. 아야세 하루카는 뻔뻔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미유키를 완성했다. 말괄량이 모습이 가득 했다가도 켄지와 진짜 사랑에 빠졌을 땐 단번에 멜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켄지 역의 사카구치 켄타로는 사랑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청년의 순수한 얼굴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카구치 켄타로의 얼굴만 바라보기엔 ‘오늘 밤, 로맨스 극장에서’의 이야기는 너무 길다. 런닝 타임은 109분으로 길지 않으나 예상 가능한 이야기가 줄을 잇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진다.

조금의 타협도 없이 순수하고 희생을 당연시 하는 사랑 이야기에도 공감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쌓아온 서사가 감동적으로 터져야 할 엔딩까지도 두 배우의 나이 차이라는 현실의 벽 때문에 몰입이 깨진다. 화려한 색감과 영상미, 배우들의 매력까지 눈을 사로잡지만 가장 중요한 스토리의 매력은 전무하다. 11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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