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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ADOY “사랑, 우리에게 필요한 해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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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이(사진=이동환 기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청춘, 사랑, 그리고 음악. 청춘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아본 사람이 있는가. 사람이든 사물이든 동물이든 사랑을 해보지 않은 자가 있는가. 나만의 테마곡이 되는 일상의 BGM을 틀어본 적이 없는가.

보이는 그대로 우리의 삶 그 자체인 이것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그 의미가 복잡해진다. 많은 음악이 청춘과 사랑을 노래하지만 그 뜻을 명쾌하게 정의내릴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그 정답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청춘, 사랑, 음악은 옳고 그름 자체가 없는 낭만이어서 그렇다.

그래서 밴드 아도이(ADOY)는 함부로 이것들을 손에 쥐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스스로 “우리는 청춘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랑을 물었을 때 잠시 주저하고는 “사랑이 최고”라며 감격한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아도이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순간을 노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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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환(사진=이동환 기자)


▲ 이전에는 청춘의 다양한 단상을 그린 ‘캣닢(CATNIP)’을 냈는데, 이번 앨범 제목은 ‘러브(Love)’에요. ‘사랑’이라는 주제는 흔하고도 특별하죠. 그만큼 풀어내기가 힘든데, 아도이가 생각하는 사랑은 어떤 거였나요

“이번 우리의 앨범 제목이 ‘러브’여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사랑’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쓰고, 단어를 강조한 프로젝트들이 많았어요. 그걸 보며 ‘사랑’이 어떤 의미들을 지니고 있는지 생각해봤어요. 흔한 단어이지만, 지금 이렇게 다시 대두된다는 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내는 거잖아요. 사랑에는 형태가 없다고 생각해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The Shape of water)’처럼 어느 그릇에 담아도 모양이 맞춰지는 거죠. ‘이것이 사랑이고 저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잖아요. (정)다영이가 사랑이 최고라고 했는데, 나에게도 최고인 것 같아요. 사랑은 우리에게 필요한 해답이 아닐까 싶어요(오주환)”

▲ 선공개곡으로는 사랑의 기운이 느껴지는 ‘영(Young)’을 발표했어요. 이전 곡들보다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이 드네요

“‘영’을 정말 좋아해요. 맨 처음 곡을 들었을 때부터 그랬고,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항상 사랑이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로맨틱하기도 하고 가사가 없어도 사랑스러운 거예요.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곡이었어요(정다영)”

“‘영’은 작업한 곡 중 가장 빨리 나오기도 했고, 선공개곡으로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어요(오주환) ‘영’이 그 때 날씨랑 어울렸던 것 같기도 해요. 사랑스럽고 예쁜 노래에요. 이 곡을 작업할 때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계속 보면서 작업했어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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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진=이동환 기자)


▲ 다른 트랙들도 그래요. 음악의 결은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풍이 달라졌달까요. 보다 밝은 뉘앙스의 낭만이 깃들어 있는 듯해요

“플랫(flat)한 느낌이 있죠. 너무 모나지도 않고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흘러가요(오주환)‘

“이전에는 밤의 드라이브가 잘 어울렸다면, 이번 앨범은 햇살이 쨍한 낮 공원의 분위기에요(지)”

▲ 타이틀곡 ‘원더(Wonder)’는 어떻게 작업했어요?

“가장 급하게 나온 건 타이틀곡이에요. 이전 앨범의 타이틀곡 ‘그레이스(Grace)’의 느낌이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앨범 마지막 작업할 때까지 계속 떠올라서 나중에 ‘곡 하나 더 쓰자’고 한 게 ‘원더’죠.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었는데 ‘원더’가 마지막 퍼즐이 됐어요(지)”

“노래는 빠르게 썼어요. ‘그레이스’도 한 번에 나온 곡이고요. 또 이전 앨범이나 지금 앨범이나 모두 6개 트랙이기도 하고, 각 트랙마다 결이 연결돼 짝 지어지는 곡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듣는 사람도 앨범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느끼니까요(오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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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이(사진=이동환 기자)


▲ 녹음하면서 애를 먹은 트랙도 있었다고요

“‘블랑’은 구성만 15번을 바꾼 곡이에요. 오래 전부터 만들어 놓은 곡인데 잘 안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에 넣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고 버리자고 했어요. 사실 의지로 붙잡고 있던 곡이죠. 그러다가 죠지가 떠올라서 함께 작업을 해보자 했는데 그러니 잘 풀리더라고요(오주환)”

“‘잇 더즌트 이븐 매터’는 우울한 가사에요. 사랑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영’과 이별과정을 담은 ‘원더’ 등과는 조금 거리가 있죠. 이별 후 힘든 시기를 담은 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다영이가 부르기도 했어요. 다영이에게 어두운 바이브가 있거든요(지)”

“난 내 목소리도, 노래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이번 녹음을 할 때는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는 거예요. 녹음하고 나왔는데 발가벗겨진 기분이고, 내 목소리인데 생소하게 느껴지고... 아쉬움이 남아요(정다영)”

“당시 사용했던 모니터 스피커가 너무 좋고 비싼 거라 솔직하게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런 걸 거예요(오주환)”

▲ 아도이의 앨범을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커버에요. ‘캣닢’부터 지금까지 총 세 장의 앨범을 아오키지와 함께 작업했는데요. 역시나 인물의 표정이 인상적이에요. 뭐라고 분명히 말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느껴져요

“선공개곡 커버와 앨범 커버를 같은 것으로 할까 싶었는데, ‘영’이 너무 소중한 트랙이라 그것만의 그림을 부탁드렸어요. 아오키지 작가가 작업하면서 노래를 3000번 이상 들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이 분의 특징인지 인물의 표정이 확실하지 않거든요. 대놓고 웃는다거나 화낸다거나 그런 게 없어요. 잘 읽을 수 없는 거죠(지)”

“앨범 커버 후보들을 받고 어떤 표정일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표정들에 연결되는 흐름은 없고, 그저 작품 그 자체라고 여겨요. 그리고 원래는 ‘영’과 ‘러브’ 커버가 바뀐 상태였거든요. 그렇게 이미 결정이 났는데 작가님이 새벽에 전화를 하셔서 ‘서로 바꾸면 안 되겠냐’고 하셨어요. 그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고요. 작가님은 보랏빛의 (현재) ‘러브’ 커버를 더 사랑하시는 것 같았어요(오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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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영(사진=이동환 기자)


▲ 각 트랙과 이미지가 만나는 순간 빈틈 없는 또 하나의 예술이 탄생하는 듯해요. 청춘을 함부로 정의내리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럼에도 청춘을 떠올린다면 아도이는 어떤 생각들을 하나요

“솔직히 아도이에게 청춘은 지났다고 생각해요(박근창) 사실 진짜 청춘들은 청춘이라는 말을 잘 안 하잖아요? (웃음)(오주환) 다들 청춘인지 모르고 지나가니까요. 그래서 지금 와서 그립기도 해요(정다영)”

“20대 초반의 패기 있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뭐, 그래도 아직 마음은 젊어요. ‘영’에서도 사랑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걸 노래하죠. (웃음)(지)”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고 밴드로 활동하고 공연하는 것 자체가 방부제 같아요. 덜 늙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오주환) 마음가짐 자체가 좀 다른 거죠(박근창)”

▲ 음악은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듯해요. 아도이도 최근 영국 TGE페스티벌에 참석해 다른 환경들을 겪었잖아요.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들이 좀 있었나요

“재패니즈 블랙퍼스트의 공연에 오프닝 게스트로 선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같이 페스티벌에 참가해 무대를 보니 신기했어요. 우리도 저렇게 되면 좋겠다고 느꼈죠(지)”

“그들도 멤버가 네 명인데 각자가 서로 집중해서, 그리고 어떠한 틀을 정해놓지 않고 연주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예요. 본인들이 재밌어 하는 거죠. 그런 모습이 확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박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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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창(사진=이동환 기자)


“우리는 이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에 간 거잖아요. 반드시 잘해야 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죠. 공연을 한 번만 하거나 실수를 했으면 안타까웠을 것 같은데 다행이 몇 번 하면서 익숙해져 마지막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그런데 재패니즈 블랙퍼스트는 유럽투어를 하고 있었고 이번 공연도 그 일환이었거든요. 그 흐름이 이어지다 보니 무대에서 오는 프로페셔널함이 있더라고요. 또 지칠 법도 한데 이렇게 멋진 공연을 보여줬다는 것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어요(오주환)”

“그 후로 남은 공연을 할 때, 무대에 오르기 전 ‘파이팅’ 대신 ‘재패니즈 블랙퍼스트’를 외칠 정도로 인상 깊었어요(지) 그 공연을 본 날 다들 정말 피곤한 날이었거든요. 그런데 한 멤버가 반짝거리는 신발을 신고 딱 나오는데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거예요. ‘5분만 보다가 가자’라고 했는데 결국 끝까지 다 보고 갔어요. 숙소 와서도 아침까지 술을 마시며 이야기들을 나눴죠(박근창)”

▲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이번 계기가 ‘바이브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요. 라이브 공연을 할 때 임하는 자세와 느낌이 달라졌다는 말이겠죠. 또 아도이는 ‘커머셜 인디’라는 말을 내세우는 만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각오도 다잡았을 듯해요

“데뷔하고 5개월 정도는 별 반응이 없다가 지난해 9, 10월을 기점으로 우리에 대한 반응이 확 올라간 것 같아요. 우리가 SNS에서 팔로우를 하신 분들을 ‘맞팔’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하루에 10명 정도 했다면 지금은 50~100명 정도가 됐죠. (웃음)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요. 목표가 있다면 밤에 공연을 하는 거예요. 페스티벌에서는 헤드라이너가 밤 시간대 무대에 서잖아요. 헤드라이너가 안 바뀐 지 거의 10년 정도 되지 않았나요? 이제 우리가 더 좋은 분위기인 시간대에 올라 주목을 받고 싶어요. 해외활동으로는 올 가을쯤 동남아시아 투어를 할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니즈는 어느 국가든 있으니 우리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요(오주환)”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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