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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정우 “故김주혁과 함께한 ‘흥부’…더 큰 의미 생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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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잘 하는 것보단 부족한 것만 보여요”

2001년 ‘7인의 새벽’이라는 작품을 시작으로 단역, 조연을 거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정우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쎄시봉’ ‘재심’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크레딧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많은 변화가 있지만 정우는 포지션을 의식하지 않는다며 데뷔 초와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을 자신에게서 찾았다.

“예전엔 자신감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잘 하는 걸 자꾸 하고 보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까 잘 하는 것보단 부족한 것을 보고 있더라고요. 어릴 땐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내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아서 ‘잘한다’고 자기 주문을 외웠어요. 지금은 반대가 됐어요. 부족한 게 눈에 띄어요. 내 실력에 비해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받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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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품 한 작품 끝내고 나서 자신의 연기를 돌아볼 때마다 정우는 연기를 하곤 있지만 꿈을 이룬 것인가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고. 스스로에게 참 엄격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은 분명한데 배우로서 만족하는지는 모르겠어요. ‘흥부’에서도 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꿈꾸라’는 대사도 있죠. 난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배우가 됐잖아요. 근데 스크린에 나온다고 해서 배우인가, 그럼 다 이룬건가 생각해요.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죠. 아직 그럴만한 경력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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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부’, 연민의 마음 들었죠”

정우에게 영화 ‘흥부’는 필모그래피가 탄탄한 그의 첫 사극이기도 하다. 정우는 ‘흥부’에서 조선의 천재 작가로 두 형제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어 ‘흥부전’을 쓰게 되는 흥부를 연기했다.

“일부러 사극을 피했던 건 아니었어요. 새로운 작품 혹은 캐릭터가 있을까 생각하던 와중에 ‘흥부’를 만나게 된 것 같아요. 사극은 관객들이 생각하는 연기톤이 있잖아요. 그걸 탈피하고 싶다는 마음과 너무 벗어나면 극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아 중간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죠. 아마 처음, 중간, 후반 톤이 조금씩은 다를 거예요”

스스로에게 엄격한 배우답게 정우는 ‘흥부’를 찍으면서도 자괴감이 들었다고 공식석상에서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흥부’는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고전소설과 달리 조선후기의 사회를 반영해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한다. 그 가운데에서 정우가 연기한 흥부는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고민했던 것보다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부딪쳤을 때 어려움이 더 크더라고요. 그래서 더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시나리오는 간결한 편이어서 쉽고 친근하게 다가왔는데 그 지점부터 착각이었죠(웃음) 감정의 폭이 큰 친구다 보니 몇 장면 안에서 그걸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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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스로를 괴롭혔지만 정우는 흥부라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흥부’에 끌렸던 가장 큰 이유도 결국은 캐릭터였다.

“처음엔 연민의 마음이 들었고 중반 이후엔 캐릭터가 변화되는 게 연기자로 욕심났어요. 결국은 흥부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자기 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나중에 조혁(김주혁)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백성들을 위한 길을 택하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배우로서 욕심나는 매력적인 캐릭터, 첫 사극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품이지만 함께 연기한 故김주혁 때문에 ‘흥부’는 정우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여전히 김주혁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워하던 정우는 그럼에도 ‘흥부’가 가진 의미를 되새겼다.

“완성품을 봤을 때 함께 한 동료로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기엔 쉽지 않았어요. 항상 영화 개봉할 때마다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었는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시작할 때보다 더 큰 의미가 생긴 작품인 것 같아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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