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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반전의 ‘흥부’, 故김주혁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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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풍자와 해학의 ‘흥부전’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고전소설을 새롭게 각색한 ‘흥부’가 담은 메시지는 꽤 묵직해 극장을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작가 흥부(정우)가 조혁(김주혁) 조항리(정진영) 형제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알다시피 ‘흥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모티브로 했다. 이젠 ‘힘센 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로 익숙한 백미경 작가는 ‘흥부전’을 흥부 자신이 썼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확장시켰다.

이야기 확장의 중심에는 실제 역사가 있다. ‘흥부’는 조선시대 후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과도한 세도정치에 휘둘리는 왕 헌종, 비참한 현실에 농민들이 일으킨 ‘홍경래의 난’ 등 당시 사회상을 반영했다. ‘품위있는 그녀’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서도 시대를 반영한 풍자를 보여준 백미경 작가는 ‘흥부’에서도 조선시대 양반들의 권력부패를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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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능글능글한 흥부 캐릭터, 백성들이 즐기는 판소리 등 요소들만 본다면 설 연휴를 겨냥해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내놓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흥부’는 의외의 반전을 선사한다. 캐릭터, 시대상부터 메시지까지 무겁다. 단순히 즐기기 위해 ‘흥부’를 선택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장치들도 전형적이다. 백성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횃불을 들고 궁으로 가고 카메라를 광화문을 클로즈업한다. 자연스럽게 탄핵 정국, 촛불을 들었던 광화문 광장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민초들을 어루만지는 흥부의 대사들도 너무 노골적이다.

그럼에도 ‘흥부’를 봐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김주혁이다.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이자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 역을 맡은 김주혁은 특유의 따뜻한 눈빛과 미소로 깊은 울림을 준다. 김주혁이 얼마나 좋은 배우였는지는 ‘흥부’를 보면 여실히 느낄 수 있어 더 아쉽고 그립다. 14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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