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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읽는 재미 쏠쏠한 거장의 단편 '그대 눈동자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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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대 눈동자에 건배'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일본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집이 발간됐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유머와 페이소스, 짜릿함이 넘치는 아홉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0여 년의 작가 생활 통산 85번째 단행본이기도 한 이 책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아홉 편의 신작 단편을 담았다.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소설의 경계를 넓힌 저자가 지금까지 실험해온 경향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미스터리, SF판타지, 블랙코미디, 심리 서스펜스, 휴먼드라마,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소재가 특히 돋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단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색깔을 띠는 동시에 한 권의 책으로서도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다.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소개팅에서 애니메이션 여주인공을 닮은 모모카와 만나게 된 우치무라의 이야기를 담았다.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친해지게 되지만 모모카는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숨겨왔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그들의 관계는 반전을 이룬다. 그런가 하면 '10년 만의 밸런타인 데이'는 10년 전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해 왔던 옛 연인 치리코에게서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고 재회한 미스터리 작가가 평범치 않은 재회를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설집 속 이야기들을 통해 아이러니한 인간 심리를 폭로하며 웃음을 일으키는 풍자와 해학, 밀도 있는 미스터리 사건들을 한층 풍성하게 꾸려낸다.

특히 이번 소설집은 히가시노 게이고 초기의 정통 미스터리 경향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그때 시도하지 않았던 요소들을 적절히 뒤섞어 새롭게 변주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강렬하고 가슴 뭉클한 반전을 빈틈없이 담아내 장편 못지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저자의 오랜 팬이라면 눈치 챌 수 있는 전작의 패러디들도 교묘히 숨겨져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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